데이빗 최씨가 자신이 그린 벽화 앞에서 장난스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블랙 마켓 갤러리
전속작가 36인전
한인 2명도 참가
LA 언더그라운드 미술의 본산지는 컬버시티 아츠 디스트릭이다. 라 시에네가와 워싱턴 블러버드를 중심으로 화랑 15개가 집중돼 있는 이 지역의 구심점에는 ‘블랙 마켓 갤러리’(BLK/MRKT Gallery, 6009 Washington Bl.)가 있다.
블랙 마켓 갤러리가 다음달 22일까지 전속작가 36인전 ‘아이 캔디’(Eye Candy)를 연다. 해마다 광고주들에게 발송하는 208페이지의 컬러 캐털로그에 게재할 작품들이 전시된다. 블랙 마켓은 ‘광고계의 다크 호스’로 각광받는 예술가 데이브 킨지가 세대공간을 모토로 설립한 광고회사이자 갤러리여서, 젊은 소비층이 타겟인 광고·출판업계의 큰손들이 모여드는 전시회이다.
지난 14일 리셉션에는 루이비통, 펩시콜라와 아디다스 광고팀장, 뉴미디어 잡지 ‘와이어드’ 편집장 등이 참석했다. 오늘날 청소년문화를 주도하는 예술가들을 만나고 싶어서다. 이번 그룹전에 참가한 작가들 중 한인이 2명 있다. 올해 전속작가로 영입된 삽화가 유미리씨와 낙서화가 데이빗 최씨가 바로 그 주인공들.
유미리씨
유미리 작 ‘우리는 젊은이’(We are the Youth).
블랙 마켓 갤러리의 뉴 페이스, 유미리
‘오전 9시 우리는 어김없이 한 장소에 모여든다. 일렬로 서서 기다리다가 간호사가 나눠주는 담배 두 개피를 받아들고 모두가 함께 담배를 피우기 위해서다. 2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또다시 같은 장소에 모여든다. 역시 담배를 피우기 위해서이다’
유미리(25)씨가 종이 위에 잉크 드로잉으로 그린 작품 ‘우리는 젊은이’(We are the Youth)에 대한 해설이다. 비슷하게 생긴 사람들이 한 줄로 서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인 그림이다. 패사디나 아트센터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한 유씨가 지난해 두 달 가량 정신병원 카운슬러로 일했을 때, 그녀의 뇌리에 박혀버린 환자들의 일상이라고 한다.
미묘한 색깔과 강렬한 조합을 이용해 창조된 이미지는 인간의 상태에 대한 다양한 특성을 탐구하고 있다. 또, 그녀의 작품에 쓰여진 ‘우리’라는 단어는 획일적인 사회의 힘과 가망성에 대한 의도를 표출하고 있다.
거리의 예술가, 데이빗 최.
‘내 안에 있는 거침없는 자유가 좋다’
낙서화가 데이빗 최(29)씨의 작품세계를 한 마디로 표현한 것이다. 블랙 마켓의 설립자 데이브 킨지처럼 최씨의 작품은 거리의 예술이라 불리는 낙서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지금은 지클레이 프린트(판매용 고급인쇄그림)가 400달러 이상에 판매되는 컨템포러리 아티스트로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있다.
어린 시절 만화광이었던 탓에 그의 그림은 몽환적인 요소가 다분한 게 특징이다. 실제로도 그는 만화책 ‘슬로우 잼’(Slow Jams)을 출간해 슬로우 잼 매니아를 양산했을 만큼 만화가로도 인기가 높다.
뉴욕, 파리, 도쿄 등 전 세계에서 개인전만 수 차례 개최했던 그는 가는 곳마다 거리에 그의 흔적을 남기기로 유명하다. 특히, 낙서하듯 휘갈긴 그의 그림이 인쇄된 티셔츠와 운동화, 장난감, 프린트 등은 적잖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전시회 문의 (310)837-1989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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