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 “마약에 활용” 상인들 “적법한 판매” 주장
‘마약용’으로 활용될 수 있는 시가 담배의 판매를 놓고 워싱턴 DC 남동부의 한인 상인과 주민단체가 첨예한 대립을 펼치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시가는 ‘블런트(blunt)’로 불리는 비교적 값싼 시가 종류들. 마약 사용자들은 ‘블런트’ 시가의 속을 파내고 빈 공간에 마리화나 등의 마약을 쟁여넣어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를 들어 DC 남동부 7, 8 선거구(아나코스티아 강변 일대) 주민단체들은 그간 상인들에게 “블런트 판매를 중단하라”며 요구해 왔다. 그러나 상인들 입장에선 적법한 담배 제품을 단지 ‘마약 사용자들이 활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팔지 말라는 것은 지나친 압력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인 업소들은 이미 ‘마약용으로 쓰일 수 있다’는 지적 때문에 담배말이 종이(rolling paper), 코케인 등의 흡입에 사용될 수 있는 유리관(glass pipe) 등의 판매를 대부분 중단한 상태다. 하지만 주민단체들은 한걸음 더 나아가 아예 블런트까지 판매 중단하라며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 비즈니스협회 차명학 회장은 19일 “적법한 제품의 판매를 ‘마약용’이란 이유로 팔지 말라고 주민들이 요구하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마약 문제가 워낙 민감하기 때문에 극히 신중한 대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지역 주민단체들은 한인 업소에 손님을 가장해 들어와 “담배말이 종이를 달라”고 요구하고 업주들이 팔지 않는다고 대답해도 “원래 안파는 것이냐, 물건이 떨어진 것이냐”고 캐묻는 등 ‘암행작전’까지 동원하고 있다. ‘마약 관련 용품을 판다’는 혐의를 씌워 업소에 타격을 입히려는 시도다.
비즈니스협회는 그간 주민단체들의 이러한 요구를 무시해 왔지만, 최근 DC 시장실 산하 아태담당국 등과 협의한 결과 “주민단체들과의 협의를 무한정 미루는 것은 유리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31일 주민들과의 대화모임을 갖기로 결정했다.
또한 이날 모임이 오히려 주민과 상인 사이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자리가 되지 않도록 비즈니스협회와 아태담당국은 31일 모임 전에 7, 8 선거구 주민단체 대표들과의 사전 조정 모임을 빠른 시일 안에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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