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다는 그 방에 들어섰을 때
소나기 내리던 날의 비릿한 냄새가 났다
온통 누런 방
고향집 대청마루 깍짓손 베개 삼아 누워 바라보던 높은 서까래, 두개의 사다리처럼 중심을 향해 일렬횡대로 드러누운 통나무들 사이 황토들의 수런거림, 미장이 손길이 투박하게 남아있는
호남평야나 김제평야 그 너른 곳에서 영문 모른 채 실려 왔을 저들, 태평양 건너 올 땐 무슨 생각에 잠겼을까? 낯선 곳 두 눈 휘둥그레 뜨고 바라보았을 신대륙, 하얀 가운 사이 흘깃 보이는 검은 여자 흰 여자들의 미끈한 살결과 그 살결들의 웃음소리
벌레 기어가듯 스멀스멀 벌어진 상처들
고스란히 꺼내놓은 내장처럼 쏟아 보이며
아직도 두리번거리는
저 낯익은 우리들의 황토
장태숙(1956 - )‘황토’전문
이곳 찜질방 내장도 황토로 만들어져 있다. 처음 이곳에 와서 땀을 뻘뻘 흘리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던 일들이 한두 번 아니었는데 황토, 저도 쩍쩍 갈라져 틈이 많은 걸 보니 낯섦에 무척이나 힘들었나 보다. 나는 이런 황토 벽을 보며 어렸을 적 툇마루에 누워 쳐다보던 시골집 처마 밑 같아 반갑기만 한데.
문인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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