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문학 겨울호 “창작 행위 중단해선 안돼”
해외문학 제10호 “이민 시는 향수시 아니다”
미주한국문인협회(회장 송상옥)의 계간 미주문학 겨울호(통권 제33호)가 나왔다. 이번 호에는 이성열씨의 중편 등 소설 4편, 시 47편, 수필 10편, 박영호씨의 기획연재평론 미주한인소설연구 5번째 글이 실려있다. 송상옥 회장은 머릿글에서 좋은 문학작품 창작을 위해 중단없는 자기 수련을 강조하면서 ‘좋은 책을 많이 읽고, 생각의 깊이와 폭을 넓히며, 창작 행위를 중단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이번 호에는 그간 작품평을 맡아왔던 김효자(수필), 김종회(소설), 이승하(시)씨의 마지막 평이 수록됐다. 다음 호부터는 조정권(시), 황충상(소설), 하길남(수필)씨가 작품평의 배턴을 이어받는다. 이승하씨는 미국에서 사는 한국인의 고민과 현실이 담겨 있는 작품, 미주 문학의 정체성을 모색하는 작품의 창작을 거듭 촉구하면서 마지막 계간평을 마쳤다.
다음은 이번호에 실린 강미영의 ‘가을산에 와서’전문.
‘한 세상이 여기 있었구나/내가 지나와 버린 노랑과 초록과 빨강과 이제 막 당도한/마른 갈색의 슬픈 눈/내가 회색으로 불러 온 내 청춘 여기 있었구나/때론 불덩이로 솟구치다가 차가운 파랑으로 가라앉던 내 슬픔과 기쁨/어지럽던 그 마음들 여기 있었구나/초록은 초록대로 노랑은 노랑대로 빨강은 빨강대로/누구도 서로를 부정치 않는/초목과 새들과 이름 모를 꽃들 한데 묶어/낱낱의 색깔대로 풀어주고 또 보듬는 그 분의 가슴 같은 산아,/수시로 부끄럽던 검정에서/수시로 눈물겹던 하양까지 화해케 하는구나 활활 타오르게 하는구나/질 것은 지게하고 아아 끝내/아비 같은 뼈 하나 남겨 긴 겨울을 홀로 지키게 하는구나’
해외문학(발행인 조윤호) 제10호가 나왔다. 이번호에는 미국과 한국, 중국, 러시아, 일본, 카자흐스탄등 세계 60여 한인 문인이 참여했다. 특집으로 임혜신씨가 미 현대시인 테드 쿠저의 시와 해설을 실었다. 조윤호씨는 시평에서 한국의 문인들이 미주 한인들의 이민 시를 향수 시, 감상 시로 규정한 데 대해 반박했다.
이번 호에는 해외문학상 수상자인 배미순(시)과 이종학(소설)씨의 작품과 함께 문음전(소설)씨등 해외문학 8회 신인상 수상자의 작품도 수록돼 있다. 출판기념회를 겸한 시상식은 1월30일 오후 6시 용수산.
한편 해외문학사는 제9회 해외문학 신인상작품을 모집하고 있다. 시는 영시포함 5편, 단편소설, 수필, 문학평론, 번역문학은 각 1편, 원고마감은 4월말.
www.ychopoet@yahoo.com (562)929-2338
다음은 배미순의 해외문학상 수상작중 ‘슬픔이 강물처럼’ 전문.
‘때때로 슬픔이 강물처럼/내 앞길 가로막을 때가 있습니다/강물은 흘러가는 것이라지만/내 슬픔은 흐르지 않는 강이 되고/강물은 마르기 마련이라지만/내 슬픔은 마르지 않는 강이 되어/오래 오래 누워 있기도 했습니다./그러나 슬픔이 제 풀에 떠날 때까지/조용 조용 기다리렵니다./길고 긴 기차도 언젠가 끝이 나고/터널이나 혹한도 언젠가 끝이 나고/무성한 여름풀같던 우리들의 젊음도/언젠가는 눈발 그치듯 그칠 것이기에/슬픔이 강물처럼/내 앞길 가로막더라도/흐르지 않는 강, 마르지 않는 강처럼/내 앞길 가로막아 버티고 있더라도/제 풀에 겨워 아주 떠날 때까지/가슴 열어 품어주며 기다리렵니다’
<안상호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