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빈 정 변호사 총격범에 이례적 가중죄 적용
판사, “법 전문가의 교활한 범행 용서 못해”
한인 케빈 정 변호사를 총격, 1급 살인미수혐의로 구속돼 유죄평결을 받은 윌리엄 조이스(52) 변호사에게 법정형량을 크게 초과하는 380개월(31년8개월)형이 언도됐다.
지난 3일 킹 카운티 지방법원 E-733호 법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줄리 스펙터 판사는 배심이 동의했던 가중죄를 적용, 이례적으로 1급 살인죄에 해당하는 무거운 형량을 선고했다.
스펙터 판사는 30분 가량 낭독한 판결문에서“조이스의 행위는 실수나 사고가 아닌 냉혈적이고 계산된 교활한 살인행위였다”고 지적하고 “한인사회뿐만 아니라 법조계를 경악케 한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스펙터 판사는 현재 요양병원에 입원해있는 정 변호사가 생존해 있지만 죽은목숨이나 마찬가지라며 교육수준이 높고 누구보다 법을 잘 아는 변호사로서 법정에서의 법 집행을 지켜본 사람이 저지른 행위라고는 상상할 수조차 없다고 지적, 형량을 발표하기 전부터 이미 중형이 내려질 것임을 예고했다.
스펙터 판사는 조이스가 범행 전에 세운 철저한 계획에 따라 수염을 달아 위장하고 자신의 승용차 대신 렌터카를 이용하는 등 치밀하게 알리바이를 꾸민 것은 용서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중형이 선고되자 조이스는 고개를 떨궜으며 정 변호사의 여동생 켈리 포스씨는 참았던 울음을 터트렸다. 정 변호사의 부인 샐리 정씨는 만감이 교차하는 듯 판사 석만 응시한 채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날 붉은 색 수의에 수갑을 찬 채 교도관에 이끌려 수척한 모습으로 법정에 출두한 조이스는 최후진술을 통해 정변호사와 가족에게 “어떤 말로도 사죄할 수 없다”며 울먹였다.
현재 킹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조이스는 매일 정변호사의 쾌유를 위해 기도한다고 말하고 자신의 죄를 진정으로 뉘우친다며 최후진술을 마쳤다.
이에 앞서 검찰은 발라드의 요양병원에서 식물인간이 돼 오른쪽 뇌가 완전히 함몰된 상태로 병상에 누워있는 정변호사의 모습을 슬라이드로 보여주며 정씨가 살아있지만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며 중형을 요구했다.
또한, 부인 정씨가 제출한 진술서를 낭독한 크레익 심스 검사는 아이들과 뒷마당에서 축구를 하는 등 화목한 가정을 이끌어 온 남편이 사경을 헤매면서 자신이 가장의 책임을 지게 됐다고 말했다.
정 씨는 또 10살과 13살의 두 자녀를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키울 자신이 없다며 우울한 생각으로 하루에도 절반은 울음으로 지낸다고 밝혀 법정을 숙연케 했다.
이날 재판시작 30분전부터 방청객들이 입장, 긴장된 분위기 속에 재판시작을 기다렸으며 주류 신문과 방송사들도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정 변호사의 부인 정씨와 여동생 캘리 포스씨 등 가족과 함께 한인변호사협회(KABA)의 레이첼 한 회장 등 회원 10여명이 지켜보는 등 종전 재판과는 달리 70여명이 법정을 가득 메워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로서 재작년 11월3일 정 변호사의 벨뷰 사무실 주차장에서 발생한 조이스의 총격사건에 대한 재판은 일단락 됐다.
조이스의 항소여부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김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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