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성장세 속 타업종 인력 대거 흡수
“쓸만한 사람 다 빠져나가 죽을 지경”
CPA사무실·팩토링 등 갈수록 불만
한인 은행은 진공청소기?
최근 수 년새 한인 은행들의 확장세가 지속되면서 한인 경제권에서 타 업종 인력들이 은행으로 옮겨가는 수평이동이 빈번해지고 있다.
은행 직원으로의 전직은 회계사 사무실과 제2 금융권 등 재정 관련 분야 직종에서 특히 많아 CPA 사무실들에서는 ‘은행들 때문에 직원 관리 못해먹겠다’는 소리가 나온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한 팩토링 업체 관계자는 “최근 직원 4명이 무더기로 은행권으로 빠져나갔다”며 “같은 업계내에서 직원 지키기도 힘든데 은행들로까지 빠져나가고 있다”고 하소연이다.
다른 직종에서 은행으로 전직하는 사람들 중에는 기존의 경력을 포기하고 은행에서 신입 단계부터 시작하는 사람들이 드물지 않은 것도 특징. 최근 항공사 판매부서에 근무하던 8년 경력의 대리급 직원이 한 한인 은행의 신입 론 오피서로 자리를 옮겨가 화제가 됐다.
이처럼 은행권으로 인력이 몰리는 상황이 두드러지면서 은행들이 다른 분야의 인력을 닥치는 대로 흡수해 가는 것을 비유해 ‘진공청소기’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한인 은행들이 직장을 옮기는 사람들에게 인기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이유는 신설 은행 증가와 기존 은행들의 확장 등으로 한인 은행권에 인력 수요가 계속 늘면서 직원 채용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데다가 급여와 베네핏 등 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은 편이기 때문.
최근 수 년새 은행권 영업 호조와 경쟁 심화 등으로 은행 직원들의 급여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고 베네핏과 정기 보너스 등 부수 여건도 좋은 점이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들에 따르면 특별한 경력이 필요 없는 텔러 등 일반 직원의 경우 현재 수당을 포함한 월 급여가 2,000여달러 수준으로 지난 4∼5년새 1.5배 가량이 높아졌다.
한 은행 인사 관계자는 “정기 보너스 등 베네핏이 좋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다른 업종에서의 수평이동이 많아진 게 사실”이라며 “특히 회계 등 분야 출신은 은행 내에서 론 오피서나 회계 담당 등 수요가 많아 전직이 빈번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추세는 지난 한 해 한인 은행권의 직원수 증가 통계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자료에 따르면 작년 신설된 은행을 제외한 한미, 나라, 중앙, 윌셔, 새한, 신한(구 조흥), 미래, 태평양, 유니티 등 9개 은행의 풀타임 직원수는 지난 2004년말 모두 1,704명이었으나 2005년말에는 1,946명으로 늘어 1년새 14.2%의 증가를 보였다.
여기에 커먼웰스 비즈니스, 퍼스트 스탠다드, 아이비 등 신설 은행들의 직원수가 모두 120여명으로 이들까지 합친 한인 은행권의 총 직원수는 지난해말 기준 2,070명에 달해 전체적으로는 21.4%가 늘어난 셈이다.
그러나 이같은 은행권의 팽창은 최근 수년간 이어진 영업 호조에 바탕을 둔 것으로 향후 경기 향방에 따라 확장세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어 한인 경제에서 은행들의 인력 흡수 추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김종하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