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를 형사 범죄로 규정하는 연방하원의 센센브래너-킹 법안을 반대하고 의회에 불법체류자들의 합법화 입법조치를 촉구하는 시위가 9일에 이어 10일 미국 전역에서 사상 최대규모로 벌어졌다.
‘이민자들의 권리를 위한 행동의 날’이란 구호아래 워싱턴을 비롯, 전국 60여개 주요도시와 136개 타운에서 벌어진 이날 대규모 시위에는 불법 체류자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멕시코계를 비롯, 한인등 아시아계 및 종교계와 인권단체등이 참여해 행정부와 의회에 불법체류자들을 합법화하는 입법조치를 조속히 취해줄 것을 촉구했다.
주최측은 최대 200여만명이 이틀간의 시위에 참여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미국내 각급 한인단체도 이날 워싱턴과 뉴욕, 시카고, 로스앤젤레스등지의 시위에 참여해 소수민족과의 연대를 강화하면서 불법 체류자 합법화를 촉구했다.
이날 조지아주 애틀랜타와 노스캐롤라이나 샬럿등지에서는 주로 멕시코계 주민들이 직장에 출근하지 않고 시위대에 합류, 맨먼저 시위를 시작했으며 워싱턴과 뉴욕에서는 오후에 본격 시위가 벌어졌다.
워싱턴에서는 멕시코계 근로자들을 주축으로 수만명이 백악관을 지나 모뉴먼트 광장에 모여 미 정부와 의회가 조속히 불법체류자들에게 합법 체류의 길을 허용하는 이민법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워싱턴 시위에 참가한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민주,매사추세츠)은 이날 시위를 과거 흑인 민권 운동에 비유하면서 “미국인들이 이번에는 우리의 이민역사에 대한 자부심과 우리의 이민미래에 대한 지지를 위해 다시한번 목소리를 높일 시기”라고 역설했다.
한편 한인단체로는 워싱턴한인연합회(회장 김영근), 북버지니아한인회(회장 고대현), 수도권메릴랜드한인회(회장 이영기), 메릴랜드한인회(회장 한기덕), 시민연맹-USA(회장 변종서), 메릴랜드한인시민협회(회장 이종하), 버지니아시민협회(회장 안용호), 워싱턴한인노인회(회장 조삼래), 메릴랜드상록회(회장 이병준), 굿스푼교회(회장 김재억 목사), 미주동포전국협회 워싱턴지부(대표 김만식) 등 11개 단체가 참여했다.
워싱턴한인노인회는 한인들을 위해 밴 3대로 교통편을 제공했다.
버지니아 시민협회는 집회 단상에 ‘LOKA-VA’라는 대형 플레이카드를 설치, 한인사회도 시위에 참여하고 있음을 알렸다.
박충기 전 MD시민협회 이사장은 워싱턴 포스트등 주류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불법이민자의 합법화와 이민권로자들의 권리보장 등을 촉구했다.
고대현 북VA한인회장은 “이민자들이 미국사회에 기여하고 있는 만큼 미 정부가 친이민정책을 제정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날 워싱턴 시위에는 상원의 타협안을 마련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던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민주, 매사추세츠)도 참석, 센센브래너-킹 법안을 비난했다.
시위를 주도한 워싱턴지역 이민자연맹은 이날 시위을 계기로 상원이 앞서 부결한 이민법 양당 타협안을 재추진하도록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위로 이민근로자들이 대부분인 주요 식품공장등이 일부 문을 닫기도 했으며 주요 도시에서 교통체증이 빚어지기도 했다.
10일의 전국적인 시위에 앞서 9일에는 텍사스 댈러스에서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35만명이 참가하는 시위가 벌어졌으며 솔트 레이크시티와 샌디에이고및 뉴멕시코와 미시간,아이오와,앨라배마,오리건,아이다호등지에서도 2만-5만명이 참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앨라배마주 버밍행에서는 지난 1960년 민권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했던 같은 도로를 따라 시위가 벌어졌으며 흑인민권지도자 고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동상이 위치한 공원에서 집회를 가졌다.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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