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하 캘리포니아 주 검찰이 공개한 용의자들. <라아이 신문 제공>
김용학씨 납치범을 체포한 후 바하 캘리포니아 안토니오 마티네즈 검찰총장(가운데)이 뻬뜨로 디아스 꼬로나 티화나 한국 명예총영사(왼쪽), 주 멕시코 한국 대사관 강선 경찰영사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바하 캘리포니아주 검찰 제공>
“납치범 5명 모두 친척관계”
10년전 일본인 납치후 외국인으로는 처음 사건 발생 인근 현대·삼성등 한국기업 위치 작년 연이은 떼강도 피해로 치안 강화 요청
멕시코 당국은 김용학씨 납치 용의자 5명을 체포하고 다른 용의자가 더 있는지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5명 용의자는 모두 친척관계이며 전문 범죄단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가 납치된 주택에서 두개의 장난감 총이 발견된 것을 봐도 알 수 있고 전문 납치범과 달리 사건 후 사태를 관망하지 않고 바로 몸값을 요구하는 방식에서도 드러났다.
이번 김씨의 납치로 이곳 티화나 마킬라도라에 진출해 있는 외국인 기업들의 우려가 일고 있다. 그러나 실제 티화나에서 외국인 납치사건은 지난 1996년 이후 김씨 사건이 처음으로 이 지역은 멕시코 전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으로 평가되고 있다.
10년 전 김씨의 아멕스가 이 곳에 진출한 같은 해에 일본 산요 비디오 부품회사의 코노 마모루 부사장이 납치됐다. 범인들은 갱으로 주말 회사 야유회에서 수많은 회사원들이 목격한 가운데 대범하게 범행을 감행, 9일 후 몸값 200만달러를 받고 풀어줬다.
바하 캘리포니아주 안토니오 마티네즈 검찰총장은 본보와 인터뷰에서 티화나 지역 납치사건은 지난 2년 사이 각각 9건으로 외국인 피해자는 없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 통계에 따르면 멕시코 국경 도시 누에보 라레도에서 현재까지 미국인 25명이 몸값을 요구하는 납치의 희생양이 됐는데 그 중 11명은 풀려나고 2명이 살해됐으며 12명은 실종됐다.
그러나 티화나 지역에서 미국인 납치사건은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티화나 미 영사관은 미 방문객에게 납치경고를 상향조정하지 않고 있고 다만 특정한 장소와 시간을 주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는 정도다.
또 납치범들이 외국인을 노린다는 주장은 경찰의 상식, 통계와 거리가 멀다. 외국인 납치는 외교문제로의 비화를 우려, 이를 꺼리고 있으며 오히려 이들의 타겟은 중상층 멕시칸 비즈니스맨이나 그들의 가족, 또는 멕시코계 미국인이다. 그러나 이번 김씨 사건을 계기로 이제 외국인도 그 대상에 포함시키는 적신호인지 우려하고 있다.
티화나의 마킬라도라 외국 제조업체는 580개에 달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중심무대인 아멕스의 인근에는 현대, 삼성 등 한국계 대형 기업이 위치해 있다.
지난해 7월 이 지역 한인 진출 기업체들이 연이어 떼강도를 당해 한인 마킬라도라 기업인협회(KMA)가 멕시코 당국에 치안강화를 요청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인 바 있다.
당시 사건은 T전자, K정밀 등에 종업원의 급여를 노려, 강도가 침입한 것이며 최소 4곳이 각각 5만달러 정도의 피해를 입었다. 또 비슷한 시기에 오타이 인근 한인 식당 겸 하숙집에서도 새벽에 복면강도가 들이닥쳐 출장객과 하숙생의 주머니를 털어 현찰 3,000달러와 여권을 갖고 달아났다. 그러나 이번 같은 한인 납치사건은 처음 있는 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김씨는 티화나 경찰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사건현장인 아멕스에서 계속 일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티화나에서 계속 일을 하고 싶으나 현재는 그렇다고 말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최갑식·문종철 기자〉
■납치 용의자들 신원
용의자 5명 모두는 멕시코 구아사베 지역 출신으로 서로 친척관계다. 다음은 바하 캘리포니아 주 검찰이 밝힌 용의자 신원.
▲헤르만 소토(20)·헤수수 소토(21): 형제로 오래 전부터 납치계획을 세우고 관찰.
▲카를로스 안토니오(26): 김씨의 회사 아멕스에서 근무하며 내부정보 빼냄(위의 두 형제와 사촌).
▲훌리오 세자르(21): 현장납치 가담(사촌).
▲호세 마리아(29): 납치 후 차량운전(형제의 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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