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제 표현 유감스럽게 생각…성급하고 경솔 자성론 대두
열린우리당은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의 ‘별장파티’ 의혹을 제기한 다음날
인 17일 `폭로 역풍’을 우려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경악할 비리’가 이 정도냐, `폭로정치 아니냐’는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되도록 말도 삼갔다.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한길 원내대표 외에 정동영(鄭東泳) 의장을 비롯한 어느 누구도 관련 언급을 하지 않았다.
정 의장은 울산시장의 개발비리 연루 의혹에 대해서만 공천과정에서 도움받은 업자에게 단체장 당선후 특혜를 주는 토지를 불하하고 비리가 불거지자 수십억원을 챙겨 해외로 도주한 사건은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 광역단체 비리의 표본이라고 공격했을 뿐이다.
`경악할 비리’ 언급의 당사자인 김 원내대표는 어제 우리당에서 발표가 있었고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어쨌든 지난주 금요일 기자 질문에 답하면서 제 표현 때문에 결과적으로 무슨 예고를 한 것처럼 비친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다른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어제 발표된 건은 지난주에 얘기를 듣고 충격적 내용이라고 생각했고 며칠 확인한 뒤에 확실한 부분만 밝히는게 좋겠다고 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상호(禹相虎) 대변인은 이 시장측이 허위날조라고 했지만 선병석 (서울테니스협회) 전 회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이 시장과 선 전 회장이 여흥을 즐긴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사실로 확인된 것만 밝혔고 이는 허위사실 유포가 아니다고 밝혔다.
우 대변인은 이어 김한길 원내대표 사퇴 공세에 대해 근거 없는 폭로를 했다면 비판을 받을 수 있겠지만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오랜 시간을 들여 확인한 사실만을 공개했다며 원내대표 사퇴 요구는 황당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공세 표적을 한나라당의 공천비리 의혹으로 바꾸려는 시도도 엿보였다.
정 의장은 공천비리를 뿌리 뽑는 방법은 돈 준 사람에 대해 정상참작, 처벌유예가 사법당국의 방침으로 정한다면 전국적으로 공천 관련해 금품 제공사례가 수백수천건이 고발될 것이고 이렇게 되면 공천 비리는 발본색원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날 최고위원들은 `매니페스토(정책검증)’가 적힌 명찰을 착용하기도 했다.
당내 분위기는 더 좋지 않았다.
당직자들은 `별장파티’ 의혹에 대한 질문에 나는 할말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호남출신 초선 의원은 너무 성급했던 것 같다며 당이 작심하고 발표한 내용치고 너무 약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고 비례대표 출신 한 의원은 사실이 분명하지 않을 때는 좀 점잖게 했으면 좋겠다고 일침을 놨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증거나 증언 등을 확실히 확보해 관련자가 부인하지 못할정도로 확실히 했어야 했는데 경솔했다며 폭로정치나 인신공격이라는 오해를 받지 않도록 여당에 대한 불신을 털어내는 작업이 필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또 별장파티 의혹 공개 이전에 우리당 내에서 관련 내용이 급속도로 확산한 것과 관련, 한 초선 의원은 사전에 알 말한 사람은 다 알고 있었다. 보안의식도 없는데 무슨 경악할 비리냐며 대응의 허술함을 지적했다.
핵심 당직자는 폭로정치라고 하는데 사안의 본질을 가지고 얘기해야 한다고 주문하면서도 김 원내대표가 무리한 표현을 썼다며 별장파티 건이 경악할 만한 사안에 못미친다는 것은 인정한다고 난처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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