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여명의 방청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안토니오 비아라이고사 시장이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서준영 기자>
안토니오 비아라이고사 LA시장의 첫 시정연설은 LA시가 직면한 문제들을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34분간 진행된 시정연설의 대부분을 LA지역 학교들의 교육 경쟁력 향상을 위해 추진 중인 LA통합교육구 개혁에 할애했다. 이날 비이라이고사 시장은 LA 통합교육구 관할구역에 포함되는 LA시 및 27개 군소도시 시장들로 구성된 시장위원회가 교육감을 임명하는 권한을 가지고, 현재 교육구 운영에 큰 목소리를 내는 교육위원회의 기능을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시장은 학교 등교일자와 수업시간을 늘리며,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차터스쿨의 대거 신설과 일선 학교장에게 예산 집행의 자율권을 부여하는 것도 제시했다.
그러나 겉으로는 붕괴 직전의 교육 개혁의 당위성 강조가 이유지만 한 풀 벗겨보면 갖가지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물린 사안에만 치중했다는 지적이 높다.
주택정책이 좋은 예다.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택마련의 꿈을 시민들이 실현하는데 도움을 아끼지 않겠다던 비아라이고사 시장은 시정연설 도중 서민용 주택보급 정책에 대해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시장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시간 제한상 모든 사안을 짚고 넘어갈 수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시장이 각종 이슈에 주는 우선권의 순서를 짐작할 만한 대목이다.
한편 라틴계 정치인의 이미지를 탈피해 모든 사람들의 지도자로 인식되길 원하는 비아라이고사 시장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시정연설을 적극 활용했다. 이례적으로 한인 학생 2명과 라틴계 학생 1명이 식전 행사에 나타나 LA시에 대한 애정을 시로 표현한 것이 단적인 예다.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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