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의 멸종됐던 동남부 워싱턴주 토종‘거물토룡’
생태 안 알려져 신비…흰색에 백합 향기도 뿜어
길이가 1 야드나 되고 어른 새끼손가락만큼 굵으며 땅 속으로 15피트나 파고 들어가 살고 흰 색깔에 백합 향기를 풍기는 지렁이가 있다면 믿을 사람이 있을까?
워싱턴주 동남부의 아이다호주 접경지역인 팔루스 야산에서 수 십년 만에 처음으로 이런 왕지렁이가 발견돼 관련학계가 흥분에 싸여 있다.
지난 800년대 이후 한 마리도 발견되지 않아 거의 멸종된 것으로 보였던 팔루스 토종 왕지렁이는 지난해 5월 아이다호대학 대학원생 야니리아 산체스-데 레온이 다른 지렁이를 채집하다 우연히 발견했으며 지난 1월 학계로부터 학명이‘드릴로레이루스 아메리카누스’인 팔루스 토종 왕지렁이인 것으로 공인 받았다.
이 지렁이는 너무나 희귀해서 연구된 것이 거의 없다. 지금은 밀밭으로 덮인 팔루스 지역에서 100여년 전에 길이가 3피트나 되는 지렁이들이 발견됐다는 기록이 있지만 근세에 발견된 것들은 18인치 이하였다. 산체스-데 레온이 발견한 것은 6인치 정도의 어린것이었다.
그녀가 왕지렁이를 발견한 곳은 워싱턴주립대(WSU) 소유의 생태보호지역으로 꼬박 2년간 땅을 파헤쳤다. 이 지역은 캐스케이드 산맥의 화산에서 날아온 분진이 수십 피트씩 쌓여 조성한 특수한 토질로 지금은 산기슭을 따라 밀밭이 황금물결을 이루고 있다.
학자들은 팔루스 토종 왕지렁이가 멸종돼 가는 이유도 정확하게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 지렁이는 일반 지렁이와 달리 쟁기에 몸이 잘릴 경우 재생하지 못하며 식물이 있는 지표층이 뒤엎여져도 생존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과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일부 학자들은 왕지렁이가 땅 속 깊은 곳에서‘동면’하다가 지표의 환경이 완벽하게 조성돼야만 땅위로 나오기 때문에 지하에 얼마나 많은 수가 있는 지 모른다고 말한다.
이들 학자는 또 토종 왕지렁이가 오랜 세월을 두고 유럽에서 이주민들과 함께 건너온 지렁이에 밀려났을 수도 있고 밀 경작지로 바뀐 환경에 적응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확실한 것은 이들 왕지렁이가 80년대 공상과학 영화 ‘Dune’에 나오는 사막의 지렁이나 90년대 영화‘Tremors’에 나오는 지하 괴물과 달리 풀을 주식으로 하고 간혹 작은 벌레를 잡아먹으며 자기방어를 위해 백합 향기를 뿜는 온순한 벌레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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