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사를 역임한 윌리엄 쉐퍼(사진) 메릴랜드 감사원장이 이민자들을 위한 ESL(English Second Language) 프로그램 예산 지원 반대 발언을 하면서 북한을 한국과 구별하지 않고 “코리아가 미국에 미사일을 쐈다”고 말해 한인사회가 발끈하고 나섰다.
6일자 볼티모어 선지는 ‘쉐이퍼씨 발언, 비난 초래(Shaefer’s word stir criticism’)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쉐퍼 감사원장의 발언을 자세히 소개했다.
5일 쉐퍼 감사원장은 주 공공사업 이사회 모임에 참석, 불법체류자 자녀들이 공립학교에 제재없이 다니고 그 예산을 주민 세금으로 충당하는 현상을 비난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 학생들(Korean students)이 ESL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고 뜬금없이 “코리아는 어느 날 갑자기 우리의 친구가 됐다가 우리(미국)에게 미사일을 쐈다”고 말했다.
쉐퍼 감사원장은 2년전 영어가 미숙한 맥도널드 종업원을 비난한 것을 비롯 이민자에 대한 거듭된 공격과 여성 비하 발언으로 비판을 받아 왔다.
쉐퍼 감사원장은 이날 ESL 프로그램 예산 지출이 너무 많다고 언급함으로써 이민자 공격을 재연 했다. 그는 “이민자들이 미국에 입국만 하면 우리들이 비용을 지출해야만 한다”고 이민자 대상 영어 교육비에 불만을 나타냈다.
쉐퍼의 발언에 대해 민주, 공화 양당의 정치인들은 일제히 “상식을 벗어난 발언”이라며 비판했다.
한편 쉐이퍼 감사원장의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한인사회는 미국인들이 북한 미사일 발사를 미국 안보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는 시점에 쉐퍼 감사원장의 이러한 발언이 나왔다는 점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영근 워싱톤한인연합회장은 “주 정부 고위당국자가 한국과 북한을 구별도 못하고 그런 말을 했다는 것에 심한 분노를 느낀다”면서 “메릴랜드 주지사에게 어떠한 방식으로든 강력히 항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영기 수도권메릴랜드한인회장은 “공인으로서 주지사까지 지냈던 사람이 남북한도 잘 알지 못하고 특히 ESL과 전혀 관계없는 북한 미사일 발사 사건까지 ‘코리아’로 말한 것에 분개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쉐이퍼 감사원장은 더 이상 책임있는 자리에 있어서는 안되며 사임할 것을 요구한다”면서 “조만간 한인회 차원에서 별도로 대책을 협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기덕 메릴랜드 한인회장은 “오랫동안 쉐이퍼 감사원장을 지지해 온 한 사람으로서 나이가 들어 헛소리한 사항을 확대시킬 필요가 없는 것 같고 무시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쉐이퍼 감사원장의 발언을 평가절하 했다.
올해 84세인 쉐퍼 감사원장은 메릴랜드 주지사 시절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으며 올 주 감사원장 선거에서 3선을 노리고 있다. <박광덕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