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길연 주 UN 북한 대표부 대사는 이번 미사일 시위의 목적이 북한이 핵탄두의 운반 수단을 보유하고 있음을 미국에 알리는데 있었다고 말했다.
박 대사는 또 이번 사태를 한반도에서의 긴장조성이나 도발로 보는 한국의 시각은 잘못됐으며 북한의 군사력이 전쟁 억지와 균형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한국이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사는 지난 7일 이창주 국제한민족재단 상임의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이 의장은 전했다.
박 대사는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미사일 발사를 택한 평양의 의도에 대해 “이는 미국의 공화국(북한) 압살정책에 대응하는 군사훈련의 필요성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라며 “우리는 분명한 핵 보유국이며 이번 미사일 발사훈련을 통해 공화국이 운반 수단을 갖추었다는 것을 알리었다”고 말했다.
박 대사는 이어 “만일 우리가 이러한 군사력을 갖고 있지 않았다면 벌써 미국으로부터 공격을 당했을 것”이라며 “이라크처럼 군사적 힘이 없으면 나라가 망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사는 또 북한의 군사력이 동북아시아에서 균형자적 역할을 한다는 논리를 폈다고 이 의장은 전했다.
박 대사는 “미사일 발사훈련은 한반도에서 미국이 전쟁을 일으킬 수 없다는 메시지가 포함돼 있다”며 “공화국의 군사력이 긴장조성이나 도발이 아니라 전쟁 억지와 균형자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남한은 이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북중 동맹의 힘은 미일의 동북아 패권 야욕을 분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남한은 미국의 한반도 긴장화 정책에 현혹돼선 안된다”고 주문했다.
2단계 미사일 발사 가능성에 대해 박 대사는 “미국은 우리 기술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미국이 위협을 가해오거나 압살정책을 계속한다면 위력적인 2단계 실험이 실시될 것”이라고 미국측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6자회담 복귀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사일과 6자회담 관계는 별개”라며 한성렬 차석대사가 앞서 언급한 금융제재 해소라는 전제조건을 되풀이했다.
그는 “미국이 마카오에서 빼앗아 간 돈을 되돌려 주기 전에는 절대로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언급했다고 이 의장은 전했다.
이날 면담은 1시간여 동안 뉴욕의 북한 대표부에서 진행됐다.
<이종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