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윌리엄 쉐퍼 메릴랜드주감사원장의 주공공사업위원회에서의 한인 관련 발언으로 한인사회가 소란하다.
이민자 학생 영어 교육 예산 지원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담아 한인 학생을 언급하고, 나아가 ‘한국은 미국을 상대로 미사일을 쏘는 나라’라고 한 그의 발언은 한인들에게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그가 볼티모어시장과 MD주지사를 역임한 거물 정치인이자, 한국도 방문한 지한파로 그 동안 알려져 왔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한인사회의 지나친 확대 해석을 우려하기도 하지만, 고령의 정치인의 실언으로 넘기기에는 AP통신을 통해 전국에 알려진 그의 발언이 미칠 파장이 너무 크다. 더구나 그의 잇단 반이민적 발언을 감안할 때 굳이 한인을 지목하지 않았더라도 이민자들인 한인들이 그냥 지나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남한과 미사일을 쏜 공산국가인 북한을 구분하지 않은 채 한국을 싸잡아 비난한 것은 쉐퍼의 오해나 무지로 돌려버릴 수 있다. 그러나 가뜩이나 테러를 빌미로 이민자들에 대한 공격이 계속되는 시점에서 그는 북의 미사일 문제를 슬쩍 거론, 한인들도 테러집단에 포함될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또 쉐퍼는 한인커뮤니티를 경시했다.
열심히 일하며 돈을 벌고, 성실히 세금을 내는 한인들은 미국 생활과 관련된 혜택을 정부로부터 받을 권리가 있다. 그럼에도 한인 이민자들이 납세자들의 도움만 받는 것처럼 말한 것은 모욕이다. 한인을 무시하기 때문에 이민자 문제가 나올 때 한인을 들먹이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실수를 깨달았을 때 즉시 사과했을 것이다.
이번 기회에 한인사회는 정치인들이 부당하게 농락할 수 있는 집단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인식시켜줄 필요가 있다. 쉐퍼의 망언에 대해 한인사회가 발빠르게 대응하고 함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한인들이 정치력을 결집하고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박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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