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나 라디오를 처음으로 만든 것은 발명이다. 그러면 라디오식 전화나 전화식 라디오를 처음으로 만드는 것은 어떻게 되나? 라디오식으로 움직일 수 있는 전화이고 서로 통화할 수 있는 라디오 말이다. 전화에다 라디오를 합한 것이 셀폰이다. 셀(cell)이라는 말은 라디오 가청지역 같이 셀폰이 들리는 지역을 의미한다.
집이나 사무실에 설치되어 있는 전화가 카폰이 된 것은 장소제한으로부터의 해방이다. 카폰에서 셀폰으로 된 것은 전화기의 소형화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반면 라디오는 손쉽게 들고 다닐 수 있지만 듣기만 할 수 있다.
휴대용 무선통화기인 워키토키가 쌍방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였지만. 셀폰은 기존의 전화 기술과 라디오 기술을 결합하여 기존 전화의 불편함을 해소한 것이다.
하늘 아래 새 것이 없겠지만 이와 같이 있는 것 두 개를 합쳐서 한 개로 만들면 새 것이 될 수 있다. 이것이 혁신이다. 처음으로 만드는 발명과도 다르고 있는 것을 다 바꾸는 혁명도 아니다. 혁신은 기술에 국한되어 제품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서비스에서도 혁신은 가능하다.
종래 스스로 집을 고칠 수 있는 핸디맨들은 인근 건축 자료상의 단골이고 종종 멀리 있는 목재 야적상에 가야 했었다. 이제 이러한 손수 목수(?)들은 홈디포에 가서 목재와 건축자료를 한번에 사면 된다. 미국에서 가장 큰 기업 중의 하나인 홈디포의 혁신이었다. 소비자의 불편 해소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고 생각한다면,
소위 ‘do-it-yourself’ 추세가 미국에서 있는 것을 활용한 것이 홈디포의 혁신이다.
규모의 경제 때문에 홈디포의 가격이 싸고 동네 건축자료상들의 몰락은 그 그림자라고 운운하는 것은 다 해설에 불과하다.
샌프란시스코 풋볼팀 이름인 49ers는 캘리포니아 골드러시에 편승했던 사람들에서 유래한다. 그 당시 골드러시가 북가주 하이웨이 49를 따라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이때 샌프란시스코에 설립된 리바이스는 그들을 위하여 튼튼한 바지인 소위 ‘청바지’를 개발하여 큰 돈을 벌었다.
이에 리바이스 전략은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번다’는 의미를 갖게 되었다. 그런 리바이스가 요사이는 ‘헌 옷‘ 제조회사이다.
튼튼한 작업복이었던 청바지가 이제는 첨단 유행품목으로 바뀌었다. 청바지에 유행의 가미는 간단히 말하면 새 바지를 빨아서 파는 것이다. 새 것을 일부러 헌 것으로 바꿔 새 헌것을 만드는 것이다. 패션에는 ‘왜’가 없지만 ‘새 헌것’이 ‘새 것’보다 비싸기 때문이다. 우선 전통적 청바지 제조업체인 리바이스 입장에서는 청바지 세탁기술을 새롭게 본 것이다. 예컨대 돌에 문질러 청바지를 빠는 식이다. 이런 세탁방식에 따라 청바지의 모양과 색상 등이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나아가서 리바이스는 이런 세탁방식에 견딜 수 있는 ‘새 헌’ 청바지 제조방식을 개발한다(세탁방식에 따라 청바지 질의 견고성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늘 아래 새 것이 있든 없든, 있는 것을 새롭게 보는 것이 혁신이다. 있는 것을 합쳐서 새 것이 될 수도 있다. 제품과 서비스뿐만 아니라 우리 주위의 일을 색다르게 보고 바꾼 것이 혁신이다. 남의 혁신 이야기를 듣고 나면 ‘컬럼버스의 달걀’ 같은 느낌이 드는 이유이다.
그래도 다음 예는 혁신에 참고가 된다.
타임워너의 식스플랙스 놀이공원 수장으로 임명되었던 피트만은 우선 하루 그 공원 청소부로 근무해 보고 나니 쓰레기가 공원 방문객들로부터 나오는 것을 보고 그들이 미워졌다고 했다.
현재 랩탑 컴퓨터나 셀폰 전원 리차저는 각각이다. 때때로 불편하다. 특히 여행 중에는. 한 리차저로 컴퓨터와 셀폰을 해결할 수는 없는가? 기술적 문외한이지만 그리 어려울 것 같지는 않다.
정요진
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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