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격이 워낙 높아 웬만한 수입으로는 집을 마련할 수 없게 되자 형제자매간 공동 구매, 공동체 주거, 성인용 기숙사등 기발한 주거 방식들이 시도되고 있다.
제니퍼 퀸트는 제 월급으로는 도저히 집을 살 형편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즉각 알아차리고 오빠와 공동으로 단독주택을 샀다.
쑥 올라가 버린 집값. 최근 수년간 주택붐으로 주택가격이 웬만한 봉급생활자의 수입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올라가 버리자 주거공간 마련 문제가 심각한 사안으로 떠올랐다. 대다수 서민들과 특히 젊은 사회 초년병들에게는 주거문제 해결이 생존이 걸린 지상과제로 변했다. 단독주택은 고사하고 작은 아파트도 쥐꼬리 같은 월급으로는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주거비가 급등하면서 생활의 최후 보루인 주거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창의적인 방안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부동산 붐으로 주거비 부담 배가되자
형제자매간 공동매입·성인용 기숙사 등
창의적인 주거공간 마련 작전 속출
단독주택 매입이 혼자 하기에는 버거워지자 언니, 오빠와 함께 공동명의로 구입하는가 하면 차일드케어를 제공하고 렌트를 면제받는 교환거래로 주거문제를 해결하는 이도 있다. 작은 아파트를 하나 공동 매입해서 가끔 식사나 자동차도 같이 타는 공동체로 살면서 주거문제를 해결하는 방식도 시도되고 있다. 맨해턴처럼 주거비가 매우 높은 곳에서는 성인을 위한 기숙사 같은 기발한 형태도 인기다.
이들 새로운 형태의 주거방식은 기본적으로는 높은 주거비 비용을 절약하기 위한 것이지만 서로 가진 인적 물적 자원을 공유하거나, 메마른 도시생활에서 서로 통하는 공동체를 형성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에퀴티를 빨리 쌓기 위한 투자 관점에서 공동매입이 이뤄지기도 한다.
▶덴마크식 공동체
시카고 교외서 성장한 30세 고교교사인 브라이언 글라이쇼프는 “우리는 점점 더 고립된 세상을 산다. 모두들 제각각 작은 집과 작은 잔디밭, 각자의 잔디 깎는 기계와 자동차를 갖고 사는데 내게는 그것이 엄청난 낭비로 보인다”고 말한다. 그는 일단의 시카고인들과 함께 미시간 레이크 근처의 작은 아파트 빌딩을 매입해서 친환경적 주거공간으로 개조한 뒤 공동 거주할 계획을 진행중이다.
원래 덴마크에서 유래된 아이디어. 자신의 유닛을 매입 또는 렌트하되 서로 공유할 수 있는 것이면 최대한 공유함으로써 비용도 줄이는 한편 유대를 강화한다는 것이다. 사전에 상호 합의한 어떤 자원이나 심지어 의무마저도 공유할 수 있다.
글라이쇼프의 경우는 새로운 주거방식의 주목적이 공동체 형성이지만 다른 사람들은 상승하는 이자율에 따른 모기지 부담 절감이 목적인 경우도 많다.
▶형제자매간 공동 매입
25세 PR 프로페셔널인 제니퍼 퀸트는 오빠와 함께 단독주택을 공동 매입한 케이스.
“내 예산으로는 어떤 곳에서도 집을 살 수가 없다는 사실을 금방 알아차렸다”는 제니퍼는 살고 있던 아파트가 콘도로 개조되면서 쫓겨나게 되자 두 살 위인 오빠 제이슨(회계사)과 같이 플로리다 아포프카에 3베드룸 단독주택을 공동 매입했다. 이들은 모기지 비용을 줄이기 위해 3번째 방은 렌트 주고 5년 뒤에는 쌓인 에퀴티를 발판으로 각자의 집을 매입할 계획이다.
노 다운이나 이자만 대출을 끌어다 무리하게 집을 매입한 경우 최근 이자율 상승으로 위험에 처한 경우에 비하면 훨씬 지혜로운 투자인 셈이다. 전국 부동산협회의 한 관계자는 “아직 소수지만 형제자매간 공동구입은 증가 추세를 타고 있다”고 평했다.
▶서비스 제공하고 주거 마련
26세 크리스토퍼 스톤은 일주에 15시간 차일드케어를 제공해 주는 대가로 제시된 매서추세츠주 앤도버의 2베드룸 주택제공 오퍼를 놓고 생각중이다.
서비스를 제공하고 주거를 제공받는 교환은 최근 인기가 높아가고 있다. 가족이나 친구들 사이에 흔하지만 ‘Craigslist’나 ‘TradeAway’ 등 온라인 포스팅을 통해서도 교환거래는 활발히 이뤄진다.
크리스토퍼는 온라인 포스팅을 통해 이 오퍼를 받게 됐는데 오퍼를 수락하여 두번째 방은 자신의 아이를 돌봐줄 수 있는 사람에게 렌트를 받지 않고 줄 생각이다.
▶주거를 위한 동거
아이언 매킨타이어(25)는 대학 시절 이후 세계를 떠돌아다니는 자유인. 그는 셀폰과 MySpace, 이메일로 ‘상호 편리한 주거환경’을 쉽게 만들어낸다. 지금은 콜로라도 보울더에 있는 그는 지금 플라토닉 연인과 주거를 공유하고 있다. “우리는 둘 중 누군가 먼저 다른 곳으로 날아가 버릴 때까지 같이 있을 것이다. 편리함, 동료감이 크다. 재정적으로도 도움이 됨은 물론이다”
▶성인을 위한 기숙사
뉴욕의 아파트 빌딩 오너 카렌 팰컨은 아파트를 렌트 주지 않고 방을 따로 렌트 준다. 방이 4~5개 있는 아파트인 경우 방 하나에 725달러에서 825달러를 받는데 뉴욕 기준으로 보면 싼 편이다. 대학생들이 기숙사 방을 쓰듯이 성인들에게 기숙사 방이 제공되는 셈이다.
▶내 집처럼 편할 수는 없지
이런 창의적인 새로운 방식에는 불편하거나 번거로운 문제점도 따른다.
제니퍼 퀸트는 오빠와 집을 산 뒤 매스터 베드룸과 욕실을 누가 차지하느냐를 두고 승강이를 벌였다. 제니퍼가 이겼고 대신 작은 리빙룸을 써야 했다. 이외에도 TV 소리나 쓰레기 치우는 문제 등으로 서로 불편하기도 했지만 서로 따로 살 때보다 지금이 더 행복하다고 말한다. 더 친하게 됐고 재산도 불어나기 때문이다.
<케빈 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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