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이지현(28)씨를 납치했던 범인들이 겹겹이 둘러싸인 경찰 포위망을 어떻게 빠져나갔는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부에서는 경찰이 초동수사 단계에서 이씨의 차량 수배에 급급해 도주한 주유소에서 불과 8㎞ 떨어진 곳에서 5시간 가량을 보낸 것으로 보이는 납치범 조기검거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4일 경기도 양평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10시15분께 서울에서 20대 괴한 2명에게 납치된 이씨가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복포리의 한 주유소에서 극적으로 탈출해 경찰에 신고한 시각은 12일 오전 0시30분께.
신고를 받은 양평서는 관내 13개 순찰차를 서울, 강원으로 향하는 주요 길목인 6번, 39번국도 등에 배치해 범인들이 타고 도주한 이씨의 아우디 승용차를 긴급수배하는 한편, 만약에 대비해 택시승객에 대한 검문도 실시했다.
같은 시각 양평서의 긴급보고를 받은 경기지방경찰청은 광주서, 구리서 등 인근 경찰서에 상황을 전파해 범인들의 도주로를 차단토록 지시했다.
신고 후 약 5시간이 지난 오전 5시50분께 범인들이 도주한 주유소에서 8㎞ 가량 떨어진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의 한 폐업 음식점 주차장에서 이씨의 승용차가 불타고 있는 것이 한 주민의 신고로 확인됐다.
인적이 드물어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이라고는 하지만 첫 도주지에서 차로는 불과 10분 거리인 장소였다.
경찰은 이어 이날 오전 9시까지 도로 검문을 계속했지만 납치범들이 이미 현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판단해 상황을 해제했다.
경찰은 이후 수사를 통해 이씨 승용차가 불탄 곳에서 500m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은행 CCTV를 통해 이씨의 아우디 승용차와 2분 가량 차이로 차종판별이 어려운 승용차가 지나간 것을 확인했다.
이런 정황을 토대로 경찰은 이 승용차에 추가 공범이 탑승해 납치범들의 도주를 도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경찰의 판단이 사실이라면 3명 이상이 탄 다른 차종은 검문시 의심대상이 되지 않아 2명이 탄 아우디 차량 수배에 치중했던 경찰은 납치범들에게 허를 찔린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발생 초기에는 이씨가 말한 불명확한 인상착의와 차종이 단서의 전부였기 때문에 공범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기 어려웠다며 당시 상황에서는 도주를 막기 위한 길목 차단이 가장 중요했다고 밝혔다.
(양평=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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