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흐릴수록 치마 길이는 짧아진다는데 광고계의 상황은 정반대다. ‘누가 누가 더 길게 늘어뜨리나’를 경쟁하고 있는 것 같다.
당대의 인기 여성스타를 모델로 품고 있는 화장품 CF들이 닮은꼴 ‘롱드레스’ 패션으로 미의 대결을 주선하고 있어 시선을 붙잡고 있다.
이영애는 LG생활건강의 후 CF에서 족히 3m에 이르는 풍성하고 묵직한 드레스 차림으로 숙종의 사랑을 되찾아 희빈에게 복수하는 인현왕후를 연기중이다. 이번 광고는 희빈과 밀회를 즐기는 남편 숙종을 몰래 엿보며 인현왕후가 처연하게 훗날을 다짐한 전편의 후속탄이다.
후의 초고가화장품 환유고 덕분에 젊음과 미모를 회복한 인현왕후 이영애는 슬픈 표정을 짓고 있는 희빈에게 ‘처음으로 되돌렸을 뿐이다’라는 ‘이중적 의미의 친절한 일침’을 가하며 이보다 더 도도할 수 없게 고개를 세운다. 이 광고에서 입이 떡 벌어질 만큼 긴 이영애의 치마는 여왕의 우아함, 숙종을 정복한 힘과 권력을 상징하며 시선에 인상적인 도장을 새긴다.
김선아도 DHC CF에서 인어공주의 꼬리비늘처럼 독특한 질감을 자랑하는 한없이 넓고 긴 치마를 입고 등장해 ‘삼순이’의 털털한 이미지를 뒤집는다. 알맹이로 형상화된 코엔자인 Q10이란 성분의 틈에서 눈을 내려깔고, ‘나르시시즘’에 빠진 양 자기 얼굴을 손으로 매만지며 여왕의 화려함을 자랑한다.
LG생활건강의 오휘 모델로 새롭게 발탁된 손예진도 이영애와 김선아의 뒤를 이어 롱드레스 차림으로 CF에 등장해 ‘치맛바람’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클레오파트라의 콧대가 1cm만 낮았더라도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라는 말이 있듯 여성의 콧대는 욕망과 자존심의 상징물로 여겨졌다. 그런데 현재 광고계는 들춰내도, 들춰내도 목표 지점까지 다가가려면 인내심을 가져야 할 것 같은 롱드레스란 장치로 여성의 콧대를 대체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늦깎이 CF ‘찰떡궁합’
감우성-한혜진 부부호흡
광고계에도 재발견된 CF모델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영화 ‘왕의 남자’와 드라마 ‘연애시대’로 흥행파워와 호감도를 한껏 높인 중견 감우성과 드라마 ‘주몽’으로 데뷔 4년만에 안방극장의 안주인 자리를 단단히 다진 한혜진이 대표적인 얼굴이다.
감우성은 현대해상, 오비맥주 등 블루칩 브랜드의 광고를 속속 접수했고, 한혜진 역시 동양생명, 금강건설 등의 전속모델이 돼 출세작인 드라마 ‘굳세어라 금순아’ 이후에도 뜸했던 광고 계약 건수를 최근 속속 늘리고 있다. 그런데 이들이 이번에는 정수기브랜드 웅진코웨이 CF에서 부부로 만났다.
‘늦깎이 CF스타’ 감우성과 한혜진을 나란히 발탁한 웅진코웨이 광고는 ‘그대 없이는 못살아’를 흥얼거리며 아내 사랑을 표시하면서도 주말이면 소파에서 빈둥거리는 남편 감우성과 그런 남편을 얄미워하는 신세대주부 한혜진의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다. 감우성과 한혜진에게 실감나는 캐릭터를 부여해 말로만 사랑 타령을 하지 말고 ‘깐깐한’ 웅진코웨이를 선택하는 것이 사랑을 전하는 방법이라고 설파하고 있다.
장모님의 생신에 빈손으로 찾아가 생일노래를 부르며 ‘립서비스’만 했다가 장모님의 역공을 당하는 ‘뺀들이 사위’ 감우성의 일화를 다룬 ‘장모님’편이 특히 재미있다.
조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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