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화계의 큰 어른으로 통하는 송규태 화백이 LA 한국문화원에 전시되고 있는 ‘서궐도’를 배경으로 활짝 웃고 있다. <진천규 기자>
한국 민화계의 최고봉 송규태 화백
LA한국문화원 민화특별전…‘서궐도’ 단연 압권
청와대도 작품 소장… 문화재 모사도 ‘마치 진품’
LA 한국문화원에서 열리고 있는 미주한국민화협회(회장 성기순) 특별전에 가보면 뛰어난 작품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작품은 송규태(73) 화백의 ‘서궐도’다. 가로 400센티미터, 세로 130센티미터의 대작인 서궐도는 현재 경희궁으로 불리는 이 궁의 설계도인 ‘서궐도안’을 바탕으로 그가 완성된 궁궐의 모습으로 완벽하게 재현한 것이다.
지난 15일 개막식에 참석한 메리 코너씨가 “한국 민화가 이렇게 아름다운 줄 몰랐다. 이런 전시회에 한인이 아닌 미국인이 더 많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감탄할 정도. 전시회에 참가한 다른 작가들 역시 송 화백의 이 작품을 최고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실제로 송 화백은 한국 민화계의 큰 어른으로 통한다. 그에게 지도 받았다는 경력이 민화계에서는 ‘실력 보증수표’로 통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80년대 중반에는 청와대가 영빈관을 신축하면서 송 화백을 찾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이 인사동 화실을 찾아다니며 최고 민화 작가를 수소문한 끝에 ‘송규태’라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당시 그가 그린 작품들은 지금도 청와대에서 숱한 손님을 맞으면서 뉴스 화면을 타고 있다.
송 화백은 2004년에도 국보 제248호인 ‘동궐도’를 완벽하게 모사하면서 다시 한번 실력을 인정받았다. 가로 584센티미터, 세로 273센티미터 크기의 동궐도는 창덕궁과 창경궁을 정밀하게 그린 말 그대로 대작이다.
모사가 어느 정도 정확했는지 전문가들조차 전혀 구분하지 못할 정도였다. 동궐도를 소장하고 있는 고려대 박물관에서 진품 보존을 위해 그의 모사작품을 한동안 전시했는데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박물관 학예관들이 저한테 슬쩍 얘기해주더군요. 전문가들도 이게 진품인 줄 알고 있다구요. 허허허…”
이번에 전시한 ‘서궐도’는 동궐도를 재현해 낸 경험을 살렸다. “동궐도를 모사하면서 궁의 구조나 색채 사용 등에 대해 많이 알게 됐지요.”
당시 삼성그룹 회장이 외국인에게 선물할 작품을 모사할 것을 그에게 지시했는데 완벽하게 작업해 냈다. 그때부터 이 회장은 외국인에게 선물할 때면 그를 찾곤 했다고.
송 화백은 삼성문화재단이나 국립중앙박물관 등에서 문화재 보수를 하면서 민화 제작에 심혈을 기울여왔고 현재는 파인민화협회를 통해 민화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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