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등 아시아 5개국 출신 미국계 혼혈인에게 시민권을 자동 부여하는 법안(H.R. 841)이 또 다시 좌초 위기를 맞았다.
레인 에반스(민주당) 연방하원을 포함해 5명의 의원이 공동 발의한 이 법안이 지난해 2월 의회에 상정됐으나 소위원회 계류 중 연방 109회기가 이 달 마감을 앞두고 있어 본회 상정 기회마저 잃어 자동 폐기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법안은 2003년에 첫 상정돼 2004년에 자동 폐기된 바 있으며 이번이 두 번째 시도였다.
혼혈인 시민권 자동부여 법안 통과에 앞장 서 온 한미여성회 총연합회 실비아 패튼 회장은 “법안은 내년에 재상정될 예정이며 우리의 투쟁도 계속될 것이다. 마틴 루터 킹 목사 기념일도 10여 차례의 재상정과 자동폐기를 거쳐 마침내 기념일로 채택된 바 있다”며 그간 이어 온 캠페인도 지속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법안 재상정에 앞장섰던 레인 에반스 의원이 이번 연방회기를 마지막으로 은퇴함에 따라 새로 선출된 필 헤어 의원이 바통을 이어 법안 재상정에 나설 예정이라고. 패튼 회장은 “어머니 나라에서 차별받았던 미국계 혼혈인들이 아버지 나라에서마저 차별받게 할 수 없다. 법안 통과는 미국인들의 양심을 깨우치게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안은 한국과 라오스,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등 5개국 혼혈인에게 미 시민권을 자동 부여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1982년 발효된 혼혈인 이민법에 따라 아시아 5개국에서 아버지가 미국인으로 태어난 혼혈인에게 미국 이민의 길을 열어줬으나 영주권 취득만 가능했었다. 미 이민법상 미국인 아버지를 둔 자녀에게 자동으로 시민권이 부여되는 것과 차별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있어왔다.
한미여성회 총연합회는 지난 4년간 온라인과 서신을 통해 법안 통과 캠페인을 펼쳐왔으며 그간 2만 여명의 지지 서명을 확보했다. 총연합회는 법안이 통과되면 한국계 미국인 혼혈인 최소 5,000여명이 시민권 취득의 길이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A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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