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7년 5월20일은 인류역사상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이정표적 기록이 세워진 날이다. 사람이 최초로 혼자서 비행기를 몰아 대서양을 횡단한 날이었다. 뉴욕에서 파리까지 장장 33시간30분 의 비행에 성공한 주인공은 찰스 린드버그.
지금은 뉴욕에서 파리 가는 것이 옆 동네 놀러가는 정도로 간단한 일이지만 20세기 초만 해도 배안에서 먹고 자며 여러 날을 가야하는 먼 길이었다. 비행기가 발명되고 우편수단으로 실용화 하면서 ‘만약 비행기로 바다를 건넌다면… ??하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레이먼드 오티그라는 뉴욕의 호텔 거부. 1919년 그는 뉴욕에서 파리까지 무착륙 단독 비행에 성공하는 사람에게 2만5,000달러의 상금을 수여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엄청난 상금, 비행사로서의 모험심 등이 작용해서 여러 사람이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고, 개중에는 실종되거나 생명을 잃은 사람들도 있었다.
5월21일 저녁, 린드버그의 단엽기가 파리 상공에 다다르자 파리는 열광의 도가니였다. 유럽 각지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열악한 장비로 악천후를 뚫고 잠 한숨 못자고 버텨야 하는 당시 비행은 말 그대로 목숨을 건 도전이었고, 이를 이겨낸 무명의 젊은 조종사는 하루아침에 영웅으로 떠올랐다.
이날 이후 1년 만에 세계의 비행기 대수가 4배, 승객 수는 30배로 증가했다니 린드버그의 비행 성공이 세계 항공업계에 끼친 영향은 대단했다. 당시로서 대서양 횡단 비행은 그 41년 후 아폴로 우주선의 달 착륙에 버금가는 대사건이었다.
그런데 이 역사적 사건이 일어난 주, 시사주간지 타임은 판단상의 실수를 했다. 린드버그를 커버스토리로 다루지 않은 것이었다. 타임의 편집진으로서는 생각할수록 자존심 상하는 부끄러운 실수였다.
그해 연말, 뉴스가 별로 없는 연말시즌에 무엇으로 지면을 구성할까 생각하던 편집진이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린드버그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해 이전의 실수도 메우고 지면도 장식하자는 일석이조의 구상이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타임의 ‘올해의 인물’이 올해로 80회를 맞았다. 80번째 ‘올해의 인물’이 너도 되고, 나도 되는, 우리 모두라고 해서 화제이다. 타임은 올해 일어난 가장 큰 변화로 일반인들이 모두 참여해 만드는 웹 문화를 꼽으며 이의 동참자들인 ‘당신’, 즉 우리 모두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사용자가 내용을 올리기도 하고 정정하기도 하는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디피아, 개개인의 영상 파일을 올려 모두가 돌려 보는 유튜브, 개인 블로그 사이트인 마이스페이스 등이 세상을 바꾸고 있고, 세상이 바뀌는 방식마저 바꾸고 있다는 해석이다.
타임이 ‘올해의 인물’로 불특정 다수를 꼽은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50년 미국의 전투병들이 꼽힌 것을 비롯, 1969년에는 미국 중산층, 1975년에는 미국의 여성들이 꼽혔다. 그런가 하면 금년의‘올해의 인물’을 가능하게 만든 컴퓨터는 이미 1982년에‘올해의 인물’로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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