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 여행 가이드, 영어강사, 방송국 리포터 등 이색경력을 가진 US메트로 뱅크 신입행원 제니 전씨.
‘웨이트리스, 비서, 여행 가이드, 영어 강사, 방송국 리포터… 그리고 은행원.’ 가든그로브에 본점을 둔 US메트로 뱅크. 지난해 오픈한 신설은행이지만 김동일 행장을 포함해 직원들 모두 다른 한인은행에서 잘 나가던 베테런 금융인들이다. 은행근무 경험이 전혀 없는 주부 제니 전씨가 이 은행의 유일한 신입사원으로 근무하게 된 이유는 위와 같은 특별한 경력 때문이다.
파란만장 직업 거쳐
은행에서‘새 도전’
웨이트리스·비서·여행가이드·방송리포터까지
다양한 경험 장점… US메트로 유일 신입사원 발탁
중 3때인 1986년 라스베가스로 이민 온 1.5세인 전씨는 UNLV에서 비서학을 전공했다. 가족휴양지로 탈바꿈하기 전의 도박도시 라스베가스가 그에게는 젊음을 보낼 적합한 장소로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1993년 말 대학 졸업 직후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가장 친한 친구와 함께 무작정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전공을 살려 얻은 첫 직장은 호텔 비서실. 괜찮은 직장이었지만, 여행을 좋아하는 전씨는 2년 뒤 해외 가이드로 자리를 옮겼다. 바람대로 가이드 일을 하는 3년 동안 전 세계 30여개 국을 돈 받으며 구경했다. 재미있고 수입도 괜찮았지만, 한 달에 세 번씩 외국을 나가는 힘든 일정을 소화하면서 건강이 나빠져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6세 아들의 엄마이기도 한 그는 “가이드 일을 하면서 딸과 10년 넘게 1년에 한 차례씩 여행을 하던 어머니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어릴 때부터 넓은 세상을 본 그 딸이 중3이던 당시까지 전교 1등을 한 번도 놓친 적이 없다는 게 어쩜 당연한 거 같다”며 여행 예찬론을 펼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를 묻자 “뉴질랜드에요. 온통 ‘그린’인 그 나라에서는 주유소에서도 풀냄새가 나거든요”라고 말한다. 미국에서는 하와이와 괌이 가장 기억에 남는단다.
잠시 학원에서 영어강사를 한 뒤 취직한 곳은 방송국. 가이드 경력 덕분에 방송국에서도 여행 전문 리포터로 활동했다. 지난해 8월 다시 미국에 돌아올 때까지 5년 가까이 한국 내 명소란 명소는 속속들이 돌아볼 수 있었다.
US메트로 뱅크에 입사원서를 넣은 것은 다른 한인 은행에 근무 중인 친동생의 권유 때문이었다. 은행 경력은 전무하지만 대학 때 웨이트리스를 시작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은 게 ‘아줌마’라는 핸디캡을 딛고 유일한 신입사원으로 선발된 원동력이 됐다.
다양한 경험으로 인해“넓은 시야를 가지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업무에 과감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전씨의 현재 타이틀은 융자 승인을 담당하는 노트 스페셜리스트.
그는“그동안 해온 일과 너무 달라 첫 한달은 정말 적응이 어려웠고, 솔직히 은행 업무가 가장 힘든 것 같다”면서도“직원들이 가족처럼 지내는 회사 분위기도 좋고, 업무도 어려운 만큼 재미있다. 앞으로는 여행은 휴가 때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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