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된지도 한 달이 다되어 간다. 새해는 항상 설렌다. 언제나 사람은 새 것을 만나면, 새로운 감정이 가슴을 부풀게 하기 때문일 것이다. 새 옷을 입었을 때도 그렇고 새 차를 샀을 때도 그렇다. 새 집을 사고 이사를 했을 때도 그렇고, 새로운 만남을 가졌을 때도 그렇다. 그것은 즐거움이다.
새해가 되면 이때까지의 내가 아닌 새롭게 태어나는 마음가짐으로 새 사람이 되는 해로 살고 싶어한다. 그래서 새해가 되면 다시 한번 계획과 소망을 가져보지만, 한 달이 못돼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나의 경우 해마다 새해 계획과 소망은 하늘과 땅 만큼이나 그 폭이나 의미가 변해간다. 이상하게도 크고 거창한 꿈에서 아주 작게 줄어든다. 손쉽게 매일 할 수 있는 일, 매일 생활 속에서 당장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일들을 계획하게 된다. 그것은 삶의 경험이 깨우쳐 주는 지혜라는 생각이 든다.
세월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 그것은 계획이나 시작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그것들을 꾸준히 지속해 나아가느냐 하는 끈기와 인내, 지속성에 있음을 알게 한 것일 것이다.
얼마 전에 한국에서 대학 교수들을 대상으로 새해에는 어떤 결심을 하는가에 대한 조사를 한 결과 어떤 일이든지 자기 자신에게 돌려서 생각하도록 하는, 다시 말해 모든 것은 ‘내 탓이오’를 실천하는 결심이 1위였다고 한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감동이 컸던 ‘승자와 패자의 정의’라는 글이 떠올랐다.
<승자는 실수했을 때 “내가 잘못했다”고 말한다. 패자는 실수했을 때 “너 때문에”라고 말한다. 승자의 입에는 솔직함이 가득하고 패자의 입에는 핑계가 가득 찬다. 승자는 “예” “아니오”를 확실히 말하고, 패자는 “예” “아니오”를 적당히 말한다. 승자는 어린이에게도 사과할 수 있고, 패자는 노인에게도 고개를 못 숙인다.
승자는 넘어지면 일어나 앞을 보고, 패자는 넘어지면 일어나 뒤를 본다. 승자는 열심히 일하지만 시간에 여유가 있고, 패자는 게으르지만 “늘 바쁘다”고 말한다. 패자는 시간을 끌며 산다. 승자는 시간을 붙잡고 달리며 패자는 시간에 쫓겨서 달린다.
승자는 지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으나, 패자는 이기는 것도 은근히 염려한다. 승자는 과정을 위하여 살고, 패자는 결과를 위하여 산다. 승자는 순간마다 성취의 만족을 경험하고, 패자는 영원히 성취의 만족을 경험하지 못한다. 승자는 구름 위의 태양을 보고 패자는 구름 속의 비를 본다. 승자는 넘어지면 일어나는 쾌감을 알고, 패자는 넘어지면 재수를 한탄한다.>
자기 자신의 마음속에 반성의 싸움을 시작한 자만이 가치 있는 인간으로 태어날 수 있다는 엘리자베스 부라우닝의 시구처럼, 새해에는 반성과 자기 혁신에 따르는 고뇌와 아픔으로 우리자신을 패자가 아닌 승자로 만들어야 하겠다.
승자의 흉내를 내며 닮아 가려고 노력해야 하리라. 지금까지 패자였다 할지라도 패자의 속성들과 겨루어 어려운 고비에도 굴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을 지속한다면 결심이 성취되는 날, 벅찬 감회에 젖게 될 것이며 여한이 없는 풍성한 한해를 살았노라는 긍지를 가지게 될 것이다.
김영중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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