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의 박사 특강
남성중심 세계에 반기 1970년대에 번성
#페미니즘
전 세계 인구의 반이 여자이듯,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미술가들도 반은 여자일 것이다. 그런데 갤러리에 작품이 전시되는 여자는 전체의 18%에 불과하다는 통계가 있다. 남자 이름으로 발표됐을 때 걸작 대우를 받던 작품이 여자의 것으로 밝혀지자 가치가 하락돼 가격이 떨어진 일도 과거엔 있었다.
우리가 가진 모든 가치관은 서양인, 남자, 부르조아에 의해 형성된 것이다. 역사 자체가 그러했듯 여자와 약자, 노예의 시각은 완전히 배제됐기 때문이다. 남자의 관점에서 모든 것을 보고 판단하도록 우리의 눈은 길들어져 있는데 이처럼 남자의 안경을 끼고 남성관에 따라 바라보는 관점을 ‘메일 게이즈’(Male Gaze)라고 한다.
여자들은 인정하건 안 하건 늘 남자의 시선을 의식한다. 의식적으로 또 무의식적으로 남자가 자신을 어떻게 보는지 신경 쓰도록 입력돼 있다. 화가도 마찬가지고 그 결과 미술도 다르지 않다. 수천년의 역사를 통해 살아남은 미술품은 남자들이 만든 것뿐이니 모든 걸작은 ‘남자식’으로 그려진 것들이다. 이러한 남성의 세계에 반기를 들고 일어난 것이 ‘페미니즘’으로 1965년 이후 포스트모더니즘의 가장 강력한 아류로 일어나 1970년대 번성했다.
페미니스트, 즉 여성주의자들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여성과 남성은 다르지 않은데 사회적, 전통적 차별에 억눌려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는 주장, 그러므로 이제는 똑같은 잣대로 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하나는 남성과 여성은 근본적으로 다르니 서로 경쟁하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며 다른 기준에 따라 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두 개의 주장이 하나로 조화된 주장을 펼치면 어떨까? 말하자면 남성과 여성은 동등한 위치에 있으므로 똑같은 대우를 받아야 하지만 성의 차이가 분명하듯 본성은 근본적으로 다르므로 서로 다른 기준에 따라 평가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페미니즘’(Feminism), ‘여성주의’ 하면 여자의 입장에서도 왠지 약간의 거부감이 들곤 하니, 그것 역시 ‘메일 게이즈’에 의해 형성된 편견은 아닌지, 새삼 생각해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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