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경찰은 11일 세이크 하시나 전 총리를 비롯한 거물급 정치 지도자 56명을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샤히둘 하크 부이얀 경찰청 차장은 기자들과 만나 하시나 전 총리를 지난해 10월에 발생한 정치폭력 사건에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다카법원에 기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첫 심리가 22일 열릴 예정이라고 말했으나 하시나 전 총리가 정확하게 어떤 혐의를 받고 있는 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날 기소된 정치인 중에는 하시나의 정적 중 한명이자 이슬람 정당인 `자마트-에-이슬라미’의 마티우르 라만 나자미 당수를 비롯한 거물급 인사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 정치인은 방글라데시 양대 정치세력의 정면충돌을 교사해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데 대한 책임이 있으며 관련 증거도 확보됐다고 설명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군이 과도내각을 앞세워 지난 1월22일로 예정됐던 총선을 연기한 이후 사실상 계엄령을 선포한 상태에서 전면적인 부패청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앞서 하시나 전 총리가 이끄는 19개 정당 연합인 아와미 리그는 총선을 앞둔 지난해 10월28일부터 선거관리위원회 간부들의 교체를 요구하며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선관위 간부들이 직전 총리인 베굼 칼데라 지아의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 상태에서는 공정한 총선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양측의 유혈충돌에다 전국적인 소요사태가 몇달간 계속되면서 최소한 35명이 사망하자 과도정부는 지난 1월11일 열흘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무기 연기했다. 이후 과도정부는 비상사태법에 따라 언론검열에 나서 정부에 비판적인 뉴스를 내보내지 못하도록 하고 있으며 무장 군인들은 전국 곳곳에서 순찰을 강화했다. 또 군과 경찰, 보안군을 총 동원해 전직 장관을 포함, 지금까지 160여명의 거물급 정치인을 체포하는 등 정치활동 금지와 함께 대대적인 부패청산 작업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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