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거친 바람은 푸른 물결을 계속 하얀 포말로 부신다.
그 뒤에는 청록색, 더 멀리는 암청색 배경,
5백년 전, 남정네들이 모험에 도전해 나섰던 그 험한 바다.
초록별 박힌 자홍색 국기 펄럭이는 밑에서
거리 카페에는 흰옷을 두른 갈색 남자들이 몰려 앉아
새까만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한가하게 소일한다.
뿌연 담배 연기 자욱했던 릭스 카페,
짙은 안개로 덮였던 간이 비행장,
굳은 얼굴, 잠긴 목소리로 애인을 설득해 떠나보냈던 애수.
그런 것은 없었다. 허스키 보이스로 부르던 재즈 음악도
비 오듯 오래 바랜 낡은 흑백영화에서
그 기억만 희미하게 남겨 놓았을 뿐.
도시 중심 관장에는 회색 비둘기 떼가 날아 오른다.
울긋불긋한 벙거지와 전통의상으로 꾸민 검은 원주민들은
1불을 받고 여행객과 함께 사진에 찍혀준다.
끊임없이 몰려드는 거센 파도에 맞서
노랗게 작렬하는 눈부신 태양 빛에 저항하듯
순백의 캔버스같은 광채를 뿜어내는 도시.
그 많은 하얀 건물과 가옥들,
수 백년이나 백색으로 바래면서도 아직도 숨쉬고 있는 땅.
카사블랑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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