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입국수속으로 인해 이직도 미국 방문객 수는 9·11 사태 이전 수준을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여행자 설문조사, 까다로운 입국수속이 주범
방문객수 9·11 이전 하회
9·11테러 사태가 발생한지 5년 8개월이 지났지만 까다로운 입국수속 등의 이유로 아직도 미국 방문객수는 9·11 사태 이전 수준을 하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 세계적으로 여행자수는 지난 90년대에 비해 61%가 증가했다. 하지만 미국 방문객수는 9·11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 2000년 5,200만명에 비해 지난해 5,100만명으로 줄었다. 이와 같은 방문객 증가 저조는 미국 관광산업에 940억달러의 경제손실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스커버 아메리카 파트너십이 최근 해외여행자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방문하기 어려운 나라’로 선정됐다. 2위인 중동에 비해 2배나 많은 여행자들이 ‘까다로운 입국수속’ 때문에 미국 방문을 꺼리게 된다고 밝혔다.
응답자의 54%가 공항의 이민국 직원들이 불친절하게 방문객을 대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57%가 입국을 하면서 미국이 ‘투어 비즈니스’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조사에 참가한 독일 트레블 잡지의 토마스 하텅은 “미국은 비자 받기도 까다롭지만, 소위 ‘국경통제 강화조치’ 시행으로 이제는 공항에서 지문도 찍고 카메라를 향해 얼굴도 내밀어야 한다”며 “글로벌 스탠더드에 따르면 자의에 반하는 강제적 지문 채취와 사진 촬영은 범죄자에게만 행하는 것인데 미국에 갈 때마다 우리는 범죄자 취급을 당하는 꼴이며, 그 생체 정보가 미국의 각급 정보기관으로 간다고 하니 기분이 좋을 리 없다”고 전했다.
관광산업 홍보에 대한 연방정부의 지원부족도 방문객 미비를 야기하는 문제 중 하나로 조사됐다. 올해 연방정부의 미국 관광산업 홍보 예산은 390만달러로 이는 말레이시아 1억1,790만달러, 터키 8,000만달러, 튀니지 4,300만달러에 비해 크게 낮다. 관광업계는 연방의회에 홍보 예산을 연 2억달러 정도로 책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공항 이민국 직원을 증원하고 방문객들에 대한 비자 발급 조건도 완화해 줄 것을 의회에 요청하고 있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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