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멜 삼보사 마이클 로이 맥도널드 스님
아침 7시와 저녁 6시, 예불 시간에 항상 카멜 삼보사 주변 일대에 울려 퍼지는 종소리를 쫓아가다 보면 뜻하지 않게 만나게 되는 한 벽안의 미국인이 있다.
삼보사 신도들로부터 ‘어메리칸 몽크 (미국인 스님)’라 불리우는 마이클 로이 맥도날드씨. 지난 2005년 11월부터 삼보사를 자신의 집이자 화실로 삼아 유화를 그려온 그는 오는 5월 한 달 동안 몬트레이 다운타운 알바라도 스트릿에 있는 ‘카페 누아르(Caf? Noir)’에서 작품 전시회를 갖는다.
약 6년간 끝없이 자신의 마음 속을 이리 헤집고 저리 뒤집어 낱낱이 벗겨낸 결과로 그려낸 ‘Mind in the Cave (동굴 속의 마음)’ 추상화 시리즈 6?8 작품이 벽에 걸리게 된다. 달마 스님이 9년 면벽참선한 것을 본받아 그 역시 ‘Wall Studies’ 즉 벽을 향해 앉은 명상수행을 하며 나름대로 참구한 정신세계가 커다란 캔버스에 그대로 녹아 들어있다.
그는 “그림 그리기는 명상수행의 일부이며 정신집중과 자아발견의 한 방편”이라면서 “의식 무의식의 세계 모든 곳에 같은 에너지로 내재되어 있는 ‘기’를 구름, 산, 사람 얼굴, 물의 흐름, 바람 등으로 형상화했다”고 말한다. 그는 또 불교에 대해 “많은 서양인들이 자아발견의 답을 구하고자 하나 그 방법을 몰라 놓고 싶어도 놓지 못한 채 가시에 찔려가며 붙잡고 있는 명제들을 뛰어 넘어갈 수 있도록, 실용적이며 증명된 방법을 가르쳐 주는 종교”라며 나름의 분석을 덧붙였다.
지난 65년 버클리 영문학과를 졸업한 후 평화봉사단원으로 1년간 라오스에 파견되었을 때 본 라오스 승려들의 삶이 ‘매우 아름다웠다’면서 대학 시절 형식에 매인 일본불교를 지식으로만 알고있던 상태에서 접한 그들의 자유로움은 큰 충격이었다 한다.
그 후 심리치료사 공부를 하여 상담해 오던 중 삼보사 범휴스님과 인연이 되어 매주 수요일 삼보사에서 티벳 불교모임을 지도해 오고 있다. 그들과 한국불교의 ‘선’에 대해 토론하기를 좋아한다는 그는 ‘대승불교로의 한국불교에 놀라움’을 표했다.
범휴스님, 연관스님, 천안스님, 보림스님 그리고 삼보사 신도들과 함께 지내온 삼보사의 생활은 그에게 혼자이나 전형적인 공동체 생활을 경험케 하였다. “스님들의 법문과 승려로서의 절제된 생활양식에서 무언의 가르침을 많이 받았다”는 그는 이제 삼보사 경내 계단 중간참에 세워져 있는 큰 시멘트 벽을 마주하고 있다. 그 빈 벽에 불화를 그리면 참 좋겠다는 영원주보살의 아이디어와 천안스님의 적극적인 지원이 맞물려 보리수 아래 정좌하여 설법하는 부처님과 제자들, 동물들의 불화를 그리는 새로운 ‘면벽수행’이 시작된 것이다.
<정희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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