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김휘부씨
“나는 화가목수”
김휘부 샌디에고 CJ 갤러리 5월4일~26일
“나는 화가이면서 목수로 불리기를 좋아한다. 나는 목수가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화가목수로서 ‘Geo’시리즈를 시작한건 10년 전부터다. 아이러니칼하게도 그것은 두 번의 지진이 안겨준 놀라운 선물이었다. 내가 만든 액자는 모두 숱하게 무너진 집에서 주워온 나무재료들로 일종의 재해 오브제였다. 그 오브제들은 얼굴조차 알 수 없는 누군가들이 살았던 집의 벽들이며 마룻바닥들이며 기둥들이었다. 그것들은 이미 익명의 손들이 수없이 닿았던 감촉을 숨기고 있었다…” (김휘부의 ‘Geo 시리즈를 위한 평면작업’ 중에서)
<김휘부씨의 ‘지오 시리즈 2005 4C’>
끊임없이 문지르고 갈아내고 뭉개고…
평면 위에 창조하는 입체적 ‘땅의 풍경’
화가 김휘부씨가 샌디에고의 CJ 갤러리(대표 김창송)에서 ‘지오’(Geo) 시리즈 초대전을 5월4일부터 26일까지 갖는다.
‘지오’는 땅이다. 작가 김휘부에게 ‘지오’는 땅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이고, 그가 만드는 ‘지오 시리즈’는 땅의 풍경이다.
그의 작품은 평면적이지만 입체성이 느껴지는데 이것은 그가 입체적인 작업을 수없이 반복하기 때문이다. 시멘트나 글루와 같은 건축 재료들을 칠하기보다는 바르고 문지르고 그라인더로 갈아내고, 다시 새로운 물질들을 붙이고 잇고 뭉개고 섞는다.
작가는 이러한 노동의 반복행위를 통해 “평면 위에서 자기를 버리고 정신성을 회복하는 긴 과정을 겪는다”고 말한다. 그렇게 자기를 버림으로써 또 하나의 자기를 찾는 생명력의 과정을 담아낸다는 것이다.
김씨는 “누군가 나의 작업을 가리켜 ‘질감은 회화, 형태는 조각, 과정은 건축’이라고 평한 적이 있는데 그 말에 깊이 공감하는 것은 인간의 삶 자체를 요약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선과 형태, 면과 면이 만나고 흩어지고 섞이고 굴절되면서 화면 깊숙이 지층과 균열이 생기는데 그것을 통해 땅과 하늘의 합일을 꿈꾸고 시간과 역사 속에 숨은 또다른 형상들을 발굴해 나간다는 설명이다.
홍익대 미대를 졸업한 김휘부씨는 74년 도미, 30여년간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해왔다. 생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선 것이 93년. 이후 LA와 서울 등지에서 개인전만 10회를 가졌을 정도로 꾸준히 작품을 발표했으며, 2001년 버가못 스테이션의 ‘게일 하비’(Gail Harvey) 갤러리 전속작가가 되어 지금까지 5회 연속 초대전을 가졌다. 이번에 샌디에고에서 작품전을 갖는 이유도 갤러리 전속작가이기 때문에 LA 인근에서는 전시회를 열 수 없기 때문. 이번 초대전에는 대작 열댓점을 포함 30여점을 내건다. 오프닝 리셉션은 5일 오후 6~8시.
CJ 갤러리 주소와 전화번호는 343 Fourth Ave. San Diego, CA 92101
(619)595-0048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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