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북동부 지역 열대사막지역에 들어선 포도 농장. 기술혁신과 함께 브라질 등 열대지역에서 대대적인 포도재배가 성공함으로써 세계의 와인메이커 판도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
광막한 열대 사막이 포도원으로
풍부한 일조량… 연중무휴 생산체제
회사가 새로 개발했다는 포도원을 처음 보았을 때 그는 풀이 죽었다. 이런 곳에서 유럽의 명포도주 같은 포도주를 만들라니. 문제는 팜트리였다.
“포도와 코코넛. 이건 서로 완전히 다른 것들이다. 팜트리는 바닷가에서 발견할 수 있다. 포도는 팜트리가 없는 곳, 그러니까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같은 데서 나오고. 그러니 팜트리가 무성한 이곳에서 포도주를 만든다는 게 말이 되는가.”
호아웅 산토스의 회상이다. 그의 직함은 와인메이커다. 현재 일하고 있는 곳은 포르투갈의 유명 포도주제조사인 ‘다웅 술’의 브라질 현지 와이너리다.
회사는 4년 전 브라질 북동부, 그러니까 에콰도르 바로 아래에 있는 이곳의 땅을 사들였다. 이곳이 다른 열대지역과 다른 점은 토양이다. 상당히 건조한 사막성 토양이다.
먼저 팜트리를 모두 없앴다. 그리고 사옹 프란시스코 강에서 물을 끌어댔다. 그 관개수로만 수백 마일에 이를 정도. 그리고는 기술과 노동력을 투입했다. 그 결과 적도지대에 있는 광활한 사막이 포도원으로 바뀌었다. 열대지역에서 포도주양산에 데 성공한 것이다.
‘포도주를 사랑하는 중산층인구가 늘고 있는 개발도상국을 겨냥하라’-. 세계 포도주 메이커들의 새로운 모토다. 경제가 발전한다. 소득이 늘면서 포도주 수요가 크게 는다. 그런 지역을 찾아가 투자를 하는 것이다.
포르투갈의 ‘다옹 술’뿐이 아니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의 내로라하는 세계적 와인 메이커들이 경쟁적으로 제3세계에 투자를 하고 있다.
포도재배는 토양과 기후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과거의 정설이었다. 포도재배에 적합한 토양과 기후가 따로 있고 그곳에서만 명포도주가 생산된다는 믿음이었다. 전 세계를 통틀어 볼 때 포도주 산지로 유명한 곳은 북위(남위도 마찬가지)30~50도 지역에 몰려 있다. 말하자면 이 위도가 포도재배로 적합한 지역이라는 얘기다.
이 통설이 무너지고 있다. 포도재배기술이 크게 발전했다, 냉동기술도 혁신적 발전을 이룩했다. 관개시설기술도 엄청나게 달라졌다. 이런 것들이 과거에는 ‘불가’로 판정됐던 지역에서 포도재배를 가능케 하고 있는 것이다.
좋은 포도를 만드는데 필수여건은 열과 태양광선이다. 그 열과 태양광선이 아주 풍부한 곳이 바로 브라질 동북부지역이다. 열대지방 기후는 상당히 습기가 많게 마련이다. 그리고 비가 많이 내린다. 포도재배지로는 불합격이다. 이 지역 기후는 그러나 예외다. 사막성 기후다. 그러므로 폭우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고 강물을 끌어대 관개를 한다.
땅은 평평하고 건조하다. 팜트리가 자라기에 적합하다는 말이다. 프랑스나 나파 밸리 등 유명 포도산지의 땅이 완만한 구릉지대인 것과 대조를 이룬다. 보다 위험부담을 기꺼이 감수하려는 포도주 메이커들은 그러나 이런 곳을 찾아간다.
‘다옹 술’사가 이곳에 투자한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땅값이 싸다. 인건비도 저렴하고. 거기다가 냉동기술이 발달해 열대지역이라는 건 별 문제가 안 된다. 거기다가 한 가지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
프랑스 보르도는 세계적인 포도주 생산지다. 이곳의 일조량은 여름날에는 12시간이나 된다. 왜 브라질 동북부지역인가. 풍부한 일조량 때문이다. 하루 12시간 씩 햇볕이 든다. 게다가 1년 365일이 여름이다. 그리고 그중 300일 이상이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날씨다.
무엇을 말하나. 연중무휴, 그러니까 1월에 세 차례, 2월에 세 차례 식으로 포도수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하면 포도주 생산 코스트가 엄청나게 절감된다는 것이다.
중국 등 제 3세계를 노려라
‘와인메이커’판도에 큰 변화
포도주 업계의 강자는 여전히 유럽이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이 그 면면으로 축구와 비교하자면 1부 리그를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거기에 도전하고 있는 파워가 이른바 신세계 세력이다. 아르헨티나, 호주, 칠레, 뉴질랜드, 남아프리카, 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916억 달러에 이르는 포도주시장은 이 양대 세력의 각축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새로 만만치 않은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나라가 캐나다와 브라질이다. 기술혁신과 함께 포도재배지역이 남으로, 또 북으로 그 위도를 계속 넓혀가면서 이들도 포도주메이커로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세계의 포도주 업계가 새삼 주목하고 있는 곳은 브라질과 중국이다. 이 두 나라의 포도주생산고는 해마다 늘어 연간 6억7000만 리터를 마크, 전 세계 생산량의 2.4%를 차지했다.
이 두 나라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앞으로 거대한 포도주 소비시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업계보고에 따르면 오는 2011년까지 브라질의 포도주소비는 12%, 중국은 39%가 는다는 것.
주목받는 또 다른 나라가 있다. 인도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중산층 인구 역시 늘고 있다. 동시에 급증하고 있는 것이 포도주 수요다. 2011년까지 무려 82%나 는다는 전망이다.
“요즘은 세계화 시대다. 모든 것이 세계화와 직결돼 있다. 때문에 장사가 될 것 같다는 판단이 서면 어디든지 간다. 포도주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관계 전문가의 말이다.
브라질뿐이 아니다. 중국, 인도, 동남아시아 등지로 포도주 메이커들은 파고들어 현지생산체제를 갖춘다. 그리고는 먼저 현지 중산층을 겨냥해 내수시장을 바라본다. 그리고는 해외 판로를 모색한다.
문제는 명품의 포도주를 생산하는 것이다. 세월이 쌓이면 브라질산, 태국산의 명품 포도주 등장도 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뉴욕타임스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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