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만 있는 집안 중심 데릴사위제 가속화
한인들 사이에선 시댁 한국 더 선호
‘1억달러의 자산가가 데릴사위를 찾습니다.’
7일 결혼정보업체인 선우의 홈페이지에는 미국의 거주자를 포함한 젊은 남성을 대상으로 1,000억원의 재산을 가진 한국의 자산가가 미국의 명문 아트스쿨 졸업 후 한국에서 대학 강사로 활동하는 딸(38)의 배우자를 공개적으로 찾는다는 공지사항이 올라왔다. 단, 미래의 사윗감은 처갓집에 헌신할 수 있는 데릴사위여야 한다는 것.
시댁에 헌신하는 며느리 대신 처가에 헌신할 수 있는 데릴사위가 새로운 결혼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미국의 한인 사회는 여성 대 남성 비율이 51대49로 여초 현상이 도드라져 데릴사위제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결혼정보회사를 찾은 한인 어머니는 “아들 하나인 집은 추천할 생각도 말라”고 엄포를 놓았다. 변호사이자 선교에 열심인 36세 외동딸을 둔 어머니 입장에서 시댁에 큰 부담 없이 처갓집을 이끌 수 있는 데릴사위가 더욱 절실한 이유를 내비쳤다.
‘신 데릴사위제’의 도래는 딸도 많고 경제적 성공을 이룬 ‘딸 부잣집’의 증가에 따른 파생물이다. 한국과 달리 남성 우대사상이 엷은 한인 사회에서 자식을 딸로만 채운 가정이 증가하고 한인들의 부의 성공이 늘어나면서 ‘관리형’ 사위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실제 20대 한인 여성 사이에서는 시댁이 한국에 있는 것이 최고 인기 신랑 덕목 중 하나로 등장하고 있다. 교직원인 한인 여성 김모(26)씨는 “아무래도 시댁이 한국에 있으면 자연스레 우리 부모님께 더욱 잘 할 수 있고 시집살이에서도 조금 자유롭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결혼정보업체 선우의 그레이스 권 팀장은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는 큰 행사 때는 시댁을 찾지만 보다 편하게 찾는 곳은 처갓집”이라고 추세를 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처갓집의 욕심과 처갓집에 의지하려는 남성들의 욕심이 부적절하게 결합하면 처가의 경제적 우위가 사위의 심리적 위축과 함께 시댁에 소홀하다는 피해의식이 발동, 가정파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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