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취임한 이후 한국 기업들의 ‘유엔 글로벌 컴팩트(UN Global Compact)’ 가입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유엔 글로벌 컴팩트’는 기업의 투명성과 사회적 책임을 증가하기 위해 인권·노동·환경·반부패 등 4대 분야 10대 원칙으로 구성된 국제협약이다.1999년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처음 제창해 2000년 7월 뉴욕에서 발족한 이 협약은 현재 한국의 51개 기업, 단체, 기관들을 포함해 116개국의 4,300여개 매체가 가입해 있다.
더욱이 이들 한국 매체들 중 대다수인 34개가 올해 가입한 것으로 한국인 유엔 사무총장 탄생이 한국의 ‘세계화(Globalization)’에 구체적으로 기여하는 뚜렷한 한 사례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반 총장은 지난해 12월24일 유엔 총회로부터 차기 유엔 사무총장 공식 인준을 받은 이후 방한했을 때 당시 이미 50여개 국가에서 국가별 네트워크가 구성돼 정보화 시대의 기업경영활동을 지원하며 국가 이미지에도 기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이 전개되고 있는 ‘유엔 글로벌 컴
팩트’에 대해 참여가 극히 저조한 한국 기업들의 가입을 독려했고 올해 1월 취임사를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인 ‘글로벌 컴팩트’에 대한 자신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반 총장은 특히 한국의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005년 2월21일 유엔개발계획(UNDP)과 ‘유엔 글로벌 컴팩트’의 전략적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한국 기업의 사회책임경영 인식을 ‘글로벌 스탠다드(Global Standard)’ 수준으로 한 단계 높이는데 정기적 현안 점검과 사례 연구 등 공동사업을 펼치기로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글로벌 컴팩트’ 참여도가 2005년에 3개, 2006년 14개 등 중국(72)과 일본(51)은 물론, 필리핀(46), 인도네시아(38) 등 동남아 국가들에도 못미치는 안타까운 상황을 감안, 취임 직후 ‘유엔 글로벌 컴팩트’의 총책임자인 게오르그 켈 ‘유엔 글로벌 컴팩트’ 실장을 한국에 파견해 ‘유엔 글로벌 컴팩트’ 가입의 다양한 혜택을 설명토록 하고 한국 네트워크 구축을 촉구하기도 했다.
반 총장은 또 내달 5~6일 제네바에서 세계 유수의 1,000여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되는 ‘글로벌 콤팩트’ 정상회의에서 자신이 의장을 맡기로 한 사실을 한국측에 사전에 알려 한국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 27일 현재 한국의 ‘유엔 글로벌 콤팩트’ 가입을 일본과 동등한 수준으로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다.
이와 관련 ‘유엔 글로벌 콤팩트’ 한국네트워크설립 추진위원회 위원장 주철기 전 프랑스 대사는 22일 “한국 프로그램이 비록 늦게 시작하기는 했으나 이미 51개 기업이 가입을 했고 그 숫자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가입을 확약한 기업들을 포함해 수개월내로 한국네트워크에 약 100개 매체 회원이 예상 된다”고 밝혔다.
제네바 정상회담을 앞두고 켈 유엔 글로벌 컴팩트 사무국 국장이 이날 유엔본부 18층에서 한국, 일본, 중국 유엔출입기자들을 상대로 마련한 언론 브리핑에 유엔본부와 한국, 도쿄, 베이징을 전화로 연결한 4자 ‘텔레컨퍼런스’ 형식으로 한국에서 한국네트워크 활동 현황을 발표한 주 위원장은 “한국은 아시아 금융 위기로 인해 구체적으로 어떠한 방법으로 ‘유엔 글로벌 콤팩트’에 가입할 것인가를 검토해오다 올해 반기문 한국 유엔사무총장이 유엔 총수가 됨에 따라 한국인들의 유엔에 대한 관심이 또 다시 높아졌고 또 그 동안 윤리경영과 사회공헌 분야에 노력해온 한국기업들이 ‘유엔 글로벌 콤팩트’ 가입의 타당성을 느껴 가입이 확산되는 적절한
시기가 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 위원장에 따르면 오는 제네바 정상회의에 한국에서는 ‘유엔 글로벌 컴팩트’ 가입 회사 LG 전자의 김영기 부사장, SK 텔레콤 남영찬 부사장, 풀무원 강영철 사장, 유한 킴벌리 문국현 사장, 국제인천공항공사 이재희 사장, 대한상공회의소 정수영(CJ 그룹) 회장 등 기업, 기관, 단체 대표 또는 부대표 12명을 포함 총 21명이 참가하며 일본에서는 8명, 중국에서는 100여명 참가가 예약된 상태로 한국의 관심 및 참여가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한편 켈 유엔 글로벌 콤팩트 사무국장은 ‘유엔 글로벌 컴팩트’가 구속력을 없고 경영에 큰 부담을 안겨준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기업의 가입은 절대로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 최고 경영자 차원에서 그 기업이 공공사회를 상대로 ‘유엔 글로벌 컴팩트’ 10대 원칙을 충실히 이행
하고 이 같은 노력과 진전을 일반에 공개하겠다는 약속을 하는 것으로 경영 차원에서는 매우 중대하고 심각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라며 “우리는 지난해 9월~12월 약속을 지키지 못한 가입 기업 500개를 퇴출시켰고 올해에도 400~500개 기업 퇴출을 예상하고 있다. 인권, 노동, 환경, 반부패 등 국제사회 중대 사안을 기업들의 윤리경영으로 진전 시키는데 있어 ‘유엔 글로벌 컴팩트’와 같은 집단적인 체계가 매우 효율적인 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신용일 기자> yishin@koreatimes.com
■‘유엔 글로벌 컴팩트’ 10대 원칙
인권(Human Rights)
1. 기업은 자신의 영향력 범위 내에서 국제 인권의 보호를 지지하고 존중한다.
2. 기업은 인권남용에 연루되지 않을 것을 확실히 한다.
노동기준(Labour Standards)
3. 기업은 결사의 자유와 집단교섭권의 효과적 승인을 지지한다.
4. 기업은 모든 형태의 강제 노동의 철폐를 지지한다.
5. 기업은 아동노동의 효과적 폐지를 지지한다.
6. 기업은 고용과 직업에 관한 차별의 철폐를 지지한다.
환경(Environment)
7. 기업은 환경문제에 대한 사전주의적인 접근법을 지지한다.
8. 기업은 더 큰 환경 책임을 촉진하기 위하여 솔선한다.
9. 기업은 환경 친화적인 기술의 개발과 확산을 장려한다.
반부패(Anti-Corruption)
10. 기업은 금품 강요 및 뇌물수수를 포함하는 모든 형태의 부패에 반대한다.
■‘유엔 글로벌 컴팩트’ 참여 방법
1. 참여 선언
가입 희망 기업, 단체, 기관의 대표(CEO, Chairman, President)가 ‘글로벌 컴팩트’의 원칙을 준수하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낸다.
2. 원칙 이행과 협력참여를 선언한 기업은 ▲기업 전략과 실천에 있어 보편적 원칙을 이행해야 하며, ▲유엔의 폭넓은 발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참여해야 한다.
3. 매년 경과 보고
참여를 선언한 기업이 갖는 가장 중요한 의무는 매년 ‘유엔 글로벌 컴팩트’ 사무국에 ‘추진경과보고서(COP·Communication on Progress)’를 제출해야 한다. 첫 번째 보고서는 가입 2년 이내에, 그 이후에는 연례적으로 제출해야 하며 2년 연속으로 주어진 기한 내에 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한 기업은 ‘유엔 글로벌 컴팩트’에서 제명된다.
자세한 내용은 www.unglobalcompac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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