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한인 발암률 조사, 식생활 서구화 직장암도 급증
미국에 사는 한인은 이민에 따른 식생활 습관 변화 등으로 대장암과 전립선암 발병 비율이 높은 서구화된 암 패턴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인들의 암 발병은 음주와 흡연, 그리고 짠 음식 섭취에 따른 것으로 조사돼 생활습관을 바꾸면 암 발병률도 낮출 수 있을 것을 기대된다. 특히 위암에 걸리는 비율은 다른 아시아계 보다 월등히 높으며 백인에 비해 최대 7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미 암 협회 산하 암 저널 7/8월호에 게재된 멜리사 맥크래켄 박사팀의 아시아계 미국인의 암 보고 연구논문에 따르면 한인 남성은 ▲대장/직장암(10만명당 57.8명) ▲폐암(56.3명) ▲위암(54.6명) ▲전립선암(51.0명) ▲간암(33.7명) 등의 순서로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한인 여성은 ▲유방암(10만명당 50.7명) ▲위암(26.5명) ▲폐암(26.1명) ▲대장/직장암(33.1명) ▲간암(15.9명) 등으로 높은 발병률을 보였다.
<한인들의 암 발병 패턴이 서구화되고 있는 가운데 위암 발병률이 특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타운내 한 내과병원에서 한인 여성이 위 내시경 검진을 받고 있다. <신효섭 기자>>
이 같은 한인의 암 발생 패턴은 한국인과 큰 차이를 보여 식생활 습관 등 환경적 요인이 암 발생 종류를 결정짓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인 남성들은 대장/직장암을 앓고 있는 이들이 57.8명(인구 10만명당)에 달했지만 한국 남성은 24.7명에 불과했으며 전립선암을 앓고 있는 한인은 한국인에 비해 8배 가까이 높은 51명으로 조사됐다. 여성의 경우도 한인 여성의 유방암과 대장/직장암 비율이 한국 여성의 두 배가 넘는 50.7명과 33.1명으로 나타났다.
김영선 내과 전문의는 한미 양국의 한인 암 발병율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데 대해 “미국 한인들의 지방 섭취율이 한국보다 높기 때문에 서양 사람들에게서 쉽게 발견되는 대장/직장암 등은 서구화된 암 패턴을 보이는 것으로 보인다”며 환경적 요인을 원인으로 분석했다. 짠 음식 섭취가 많은 한인들의 위암 발병율이 다른 아시안계에 비해 많게는 8배 넘게 나타나는 것도 암 발생의 환경적 요인을 입증해주고 있다.
논문은 한인의 암 발생 요인으로 흡연과 음주 등 건강에 해로운 생활 습관과 함께 아시안계 중 가장 높은 무보험자 비율에 따른 유방암 등 암 조기 진단 검사 비율이 낮은 점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실제 암 발생의 3분의1은 건강한 생활 습관 등으로 예방이 가능하며 또다른 3분의1은 조기 진단과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인들도 암 유발 요인들을 일상생활에서 적절히 차단, 관리한다면 현대인의 최대적인 암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번 논문에서는 아시안계 중 가장 높은 흡연율을 보이는 한인 남성의 폐암 발병율이 베트남계와 필리핀계보다 약 15%나 낮은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2000년부터 2002년 사이 아시아계 비중이 미국 내에서 가장 높은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 중국, 베트남, 필리핀 주민의 암 발생 기록을 토대로 실시된 것으로 미국 내 아시아계 주민에 대한 가장 포괄적인 암 발생 현황조사로 평가받고 있다.
한인 암발병비율 (인구10만명당) <단위 명>
인종별 발암비율(10만명당) <단위 명>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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