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과테말라의 수도 과테말라시에서 열린 IOC 위원회는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 장소를 2차 투표 끝에 한국의 평창에서 러시아 소치로 바꾸었습니다. 평창은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정치력에 눌렸습니다. 당시 과테말라시에서 “또 일어나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는 한국인입니다”라고 말하는 한 한인을 통하여 위대한 한국인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저는 과테말라시에서 동계올림픽 장소 발표가 난 바로 그 주간에 과테말라 한인교회에서 집회를 인도하였습니다. 중남미의 파리라고 불리는 도시인 과테말라시에 살고 있는 8,000여 한인은 주로 봉제업에 종사하면서 삽니다. 일 년 내내 서늘한 기막힌 날씨를 자랑하지만 삶의 수준은 한국의 1960년대 말 정도입니다. 빈부의 격차가 엄청나게 벌어지면서 떼강도가 날뛰는 바람에 심지어 구멍가게 앞에도 장총에 실탄을 장전한 경비원들이 주변을 살피고 있습니다. 중요 건물에는 군인과 경찰이 조를 이뤄 경비를 서고, 호텔은 밤이 되면 아예 문을 잠가버립니다. 한인식당에 가보니 장총을 든 경비원이 식당 문 앞에서 한사람 씩 확인한 뒤 들여보내고 식당 문을 잠급니다. 떼강도가 들어와 손님들의 지갑을 모두 털어가는 일이 발생하니 어쩔 수가 없습니다.
교회도 예외는 아닙니다. 하나님이 지켜주실 교회에도 굳은 철문 앞에 경비원들이 장총을 들고 경비를 합니다. 권총으로는 떼로 몰려드는 강도들을 당할 길이 없기 때문입니다. 은행에서 돈을 찾아 나오다가 강도의 총에 맞은 이야기, 총 8방을 맞고도 살아난 불사조 같은 이야기, 밤길 신호등에 서있는 차안에 총을 들이댄 강도에게 자동차를 빼앗겼다는 이야기 들을 들으면서 모골이 송연함을 금할 길이 없었습니다.
8년 전 사업차 온 한 분은 집을 샀는데 전 주인이 이사 가면서 덕담이 아니라 “이 집에서 강도를 몇 번 당해 다른 곳으로 이사 갑니다”라고 말해 억장이 무너졌답니다. 그동안 강도는 한 번도 오지 않았지만 집 담벼락에는 옛날에 강도들이 쏜 총탄 흔적들이 남아있습니다. 솔직히 여기서는 살기 어렵겠다고 생각했는데 8,000여 한인들은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새벽 교회에는 손을 맞잡은 한인 부부들이 걸어서 옵니다. 이들은 이곳을 선교지로 생각하고 사는 귀한 분들입니다. 범죄자들을 변화시키기 위하여 교도소 안에 교회를 세우고 사역하는 분들이 바로 한국인들입니다. 어느 곳에서 살아도 인생의 뚜렷한 목적과 다른 사람들을 위하여 살고 있는 위대한 한국인들을 존경합니다. 오늘도 에셀 나무를 심으며…
글 : 호성기 필라 안디옥 교회 담임 목사
삽화 : 오지연 일러스트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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