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로 인한 신용경색의 해법을 놓고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 월스트리트 등에서 FRB가 지난 17일 전격 단행한 재할인율 0.5%포인트 인하에 이어 연방기금 목표금리를 내리는 보다 극적인 조치가 뒤따를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FRB가 즉각 금리 인하에 나설지는 불확실하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재할인율 인하가 금융시장을 진정시키는데 도움은 됐지만 지금까지로 볼 때 그 영향력은 한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면서 금리 인하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벤 버냉키 의장을 비롯한 FRB 위원들의 다수는 위험한 모기지 관련 상품에 무모한 투자를 함으로써 지금의 문제를 유발시켰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헤지펀드나 다른 금융기관들의 곤경을 구제하기 위한 금리 인하에 나서는 것을 꺼리고 있다.
FRB는 대신 금리 인하 결정에 앞서 주택시장이나 소비지출 등이 약화되는지 여부를 알려주는 신호들이 있는지를 보다 면밀히 들여다 보고 있어 FRB가 긴급하게 금리 인하에 나설지는 아직 확실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5.25%인 연방기금 금리를 0.25%포인트나 0.5%포인트 인하할지, 아니면 인하하지 않을지의 문제는 2006년 2월 취임 이후 침착한 인내심으로 정평이 난 버냉키 의장에게는 중대한 리스크가 되고 있다.
문제는 버냉키 의장에게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으로, 과거 주요 금융위기 때 보여졌듯이 신속하고 결정적인 조치만이 변화를 이끌 수 있지 소심한 행동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반면 중앙은행이 너무 예민해져 성급하게 행동할 경우 오히려 시장의 우려를 키울 수 있는 것도 문제다.
FRB는 그동안 2001년 9.11 테러사건 처럼 예상치 못한 충격에 직면했을 경우를 제외하고는 공식적인 정책결정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예정된 회의 중간에 금리를 변경한 경우는 드물었다.
신문은 FRB가 9월18일 FOMC 회의를 가질 예정이지만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있다고 밝히며 시장의 기대를 키움으로써 조속히 실행에 나설 것을 요구하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모건스탠리의 이코노미스트인 리처드 버너는 금융시장의 혼란이 며칠 더 지속되면 FRB가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금리 인하의 기대를 나타냈다.
ju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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