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와 감사 - 피랍자 대책위원회가 위치한 분당 샘물교회에 모인 가족들이 전원 석방소식을 듣자 두손을 모으고 감격에 겨워 하고있다. <본사 전송>

한국정부-탈레반, 오늘부터 순차적 석방 합의

철군·선교중지 5개항 조건 외 이면합의설도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 세력에 억류돼온 한국인 인질 19명 전원에 대한 석방 합의가 피랍 41일만에 전격 이뤄졌다.
한국 정부 대표단과 탈레반은 28일 새벽(LA시간) 아프가니스탄 가즈니주 적신월사 건물에서 인도네시아 고위 관료 2명이 참관한 가운데 4차 대면접촉을 갖고 인질 19명 전원을 석방하기로 합의했다. 청와대는 한국군 연내 철군과 아프간 선교 중지를 조건으로 피랍자 전원 석방에 합의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물라 나스룰라 탈레반 협상대표도 이날 협상 뒤 한국 언론과 간접 통화에서 ‘전원 석방 합의’ 사실을 전하면서 그동안 고수했던 탈레반 수감자 8명의 선 석방 요구가 한국 정부 권한 밖임을 인식, 석방 조건으로 내걸지 않았다고 밝혔다.
청와대와 달리 탈레반은 한국인 인질 석방의 조건으로 총 5개항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탈레반이 공개한 합의조건은 ▲아프간 파견 한국군의 연내 전원 철수 ▲아프간에 체류중인 한국 민간인 8월 내 전원 철수 ▲아프간에 기독교 선교단을 다시는 보내지 않을 것 ▲탈레반 죄수 석방 요구를 접기로 했으며 ▲한국인 인질들이 아프간을 떠날 때까지 공격하지 않겠다는 5개항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한국인 인질들은 빠르면 29일부터 3~4명씩 순차적으로 5일에 걸쳐 모두 석방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탈레반은 순차 석방에 대해 보안을 위해 한국인 인질들이 분산, 수용되어 있고 민가와 먼 곳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인 인질 전원 석방은 탈레반이 9월 중순께 시작되는 이슬람 최대 종교행사 기간인 라마단에 앞서 선의를 베푼다는 명분이 긍정적 작용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가 인질 석방의 대가로 상당한 액수의 돈을 지불했을 ‘이면합의설’도 전원석방의 결정을 이끌어냈을 것으로 제기되고 있다.
한국일 인질들은 9월 초까지 순차적으로 석방돼 안전지대로 이동 후 아랍 에미리트의 두바이를 경유해 순차적으로 귀국, 생사에 목메며 기다리던 가족의 품에 안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