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달러 문턱까지 상승
국제유가가 미국 달러화 가치의 추락 속에 사상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배럴당 90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18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는 전날보다 2.07달러 오른 배럴당 89.47달러에 거래를 마쳐 이틀 만에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WTI는 장중에는 배럴당 89.78달러까지 치솟아 5일 연속 장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영국 런던 ICE 선물시장의 12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전날에 비해 1.10달러(1.3%) 오른 배럴당 84.23달러에 거래돼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는 쿠르드 반군 소탕을 위한 터키의 이라크 북부 진격 위협으로 원유 공급차질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유로화에 대한 미 달러화의 가치가 미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와 금리 추가인하 가능성 등으로 유로당 1.43달러선을 사상 처음으로 넘어서는 등 역대 최저치로 추락하면서 원유 등 상품 투자에 자금이 몰린 영향으로 상승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는 이날 장중에 유로당 1.4310달러까지 거래돼 역대 최저로 가치가 떨어졌다.
이날 달러화의 가치는 지난 1일 기록했던 역대 최저치인 유로당 1.4283달러보다도 더 떨어진 것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가 이날 부진한 실적을 내놓은데다 미국의 주택시장 침체로 인한 경제 둔화의 우려가 커지고, 이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이달 말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도 커지는 것이 달러화 가치 하락을 불러온 것으로 보고 있다.
원유 등 대부분의 상품이 달러화로 가치가 매겨지고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화 약세는 다른 통화를 사용하는 국가들에게는 원유가 상대적으로 싸지는 셈이 돼 투기 자금이 몰리게 된다.
WTI는 올해 들어 미 달러화로는 45% 올랐지만 유로화로 환산하면 34%, 영국 파운드화로는 39%, 일본 엔화로는 41% 오르는데 그쳤다.
시장에서는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고 투기자금이 계속 몰릴 경우 유가는 더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유가 100달러 시대도 멀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반면 일부에서는 유가가 거의 계절적으로 정점에 달해 곧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알라론 트레이딩 그룹의 애널리스트인 필 플린은 지금 같은 강세장에서 어디가 정점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거의 정점에 근접했다고 할 수 있다면서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차익 매물이 나오면서 급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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