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은행들은 무리한 성장위주 정책에서 벗어나 고비용 저효율의 악순환을 깨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치솟은 부실대출 예고된 ‘충격’
한인은행 주가 폭락사태가 심상치 않다. 24일 한미은행의 실적발표 연기와 저조한 3분기 실적 예상에 따라 한미은행 주가가 무려 23%나 폭락하면서 4개 은행이 동반하락한데 이어 25일에도 일제히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번 주가폭락사태는 고속성장의 궤도를 달려오던 한인은행들이 중대 기로에 서있음을 보여준다. 주가폭락을 계기로 한인은행들의 문제점과 과제를 점검해본다.
지나친 부동산 대출 편중 ‘뇌관’으로
제살깎기 경쟁 고비용 저효율 악순환
상장 한인은행 관계자들은 요즘 주가 동향을 보기가 겁난다는 말을 자주 한다.
지난해 초부터 시작된 은행들의 주가 하락 추세는 정도 차이만 있을 뿐 지속적인 하락세다. 24일 23%나 폭락해 25일 어느 정도 반등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25일 11달러선도 붕괴된 한미은행의 주가는 1년전만해도 24달러선이다. 나라, 윌셔, 중앙도 20달러이상에서 거래됐다.
주가는 영업실적을 반영한다. 주가는 그래서 정확하고 정직하다. 한미가 24일 공시를 통해 영업실적 발표를 연기하면서 3분기 순익이 20%이상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주가도 20%이상(23.38%) 하락했다.
은행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매년 최고 2배가 넘는 고속 성장은 이제 꿈같은 이야기가 됐다.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오히려 비용은 증가, 마진이 줄어드는 고비용 저효율의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한인은행들의 주가 하락은 이미 예견돼 왔다고 할 수 있다. 한인은행 대출의 80%를 점유하는 부동산대출의 경우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부실대출이 급증하면서 은행들마다 대손충당금을 대폭 늘리고 있다. 대손충당금 증가는 바로 순익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은행들이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부실대출이다. 부실대출은 이제 한인은행들에게 언제 어디서 티질 지 모르는 ‘뇌관’이다.
수백만달러는 기본이고 천만달러단위의 부실대출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지난 6월30일 기준으로 한인은행들의 부실대출(Delinquent Loan) 규모는 무려 1억1,200만달러에 달해 1년사이 2배이상 늘었다.
지난 2분기의 3개이월 이상 연체를 포함한 무수익 여신(non-performing asset) 규모가 한미2,370만달러, 윌셔 1,612만달러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입을 올리려면 대출을 늘려야 하는데 실적위주의 ‘무리한 대출’이 문제라는 지적이 높다. 한인은행간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도 버거운데 최근 몇년간 덩치가 훨씬 큰 중국계와 미국 은행들도 한인사회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많은 한인 고객을 확보했다.
전문가들은 ▲은행간의 대출 경쟁 ▲직원들의 인센티브 경쟁 ▲같은 은행의 지점간 경쟁을 통해 무리한 대출이 남발됐다는 지적이다.
<조환동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