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티노 일일 노동자들의 절반에 가까운 숫자가 임금을 제대로 못받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는 등 노동 착취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 선교단체 ‘굿스푼’이 지난 8월 라티노 노동자 2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33%는 임금을 전혀 못받거나 약속한 것보다 적은 액수를 받았다고 대답했다. 또 13%는 계약과 달리 고용주로부터 불공정한 취급을 받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일일 노동자를 고용하는 업주 가운데는 한인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어 임금 및 노동 계약 위반과 관련된 라티노 노동자들의 불만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한인 기업과의 분쟁 소지도 많다는 것을 뜻한다.
정확한 통계는 아니나 셜링턴에 위치한 일일 노동자 센터의 경우 한인 고용주들이 이곳을 찾는 비율은 약 2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애난데일 지역의 일용 노동 시장은 더 많은 한인 고용주들이 이용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이번 조사에 따르면 북버지니아 지역의 일일 노동자들은 적은 임금으로 고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한 달에 500 달러 미만의 수입을 올리는 비율이 30% 나 됐다.
500달러이상 1,000달러 이하의 수입을 올리는 응답자는 12%였으며 1,000-1,800달러 수입은 17%, 1800달러 이상은 3%였다.
시간 당 보수도 7-10달러가 40%로 가장 많았고 11-15달러 23%, 16-20달러는 4%였다.
응답자들의 출신국과 생활 환경을 보면 과테말라가 34%로 가장 많았고 20%는 혼두라스, 18%는 엘 살바도르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브라질, 코스타리카 등 응답자들의 출신국은 아프리카를 포함 총 15개국이었다.
불안정한 신분의 영향 때문에 가족이 없이 혼자 지내는 경우도 40%나 차지했는데 가족과 함께 산다는 대답은 22%, 무응답 38%였다.
이들이 주로 일하는 직종은 건축 33%, 페인팅 28%로 두 분야가 전체의 반을 넘었다.
한편 굿스푼선교회는 10일 애난데일 소재 선교회 사무실에서 동포언론과 기자회견을 갖고 설문 조사 결과에 대해 브리핑했다.
대표 김재억 목사는 “여러가지 한계가 있었지만 이번 조사를 통해 한인사회와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는 라티노 노동자들의 생활 실태를 어느정도 파악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선교적 차원에서 뿐 아니라 두 커뮤니티의 협력과 화합을 위해 좋은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목사는 “한인 고용주들이 라티노 노동자들을 부당하게 대우하는 사례를 따로 통계 낼 수는 없었지만 적지 않은 응답자들이 불만을 토로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며 “다행히 한인 업주들과 일하고 싶어하는 라티노 노동자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은 두 민족 간의 관계가 좋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수 총무는 “하루 하루 벌어 살아가는 노동자들이다 보니 예상대로 건강보험, 식품 구입, 교육 등의 문제에 있어 이들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미국에 와서 매춘이나 알콜 중독 등 더 나쁜 환경으로 빠지는 경우가 있어 차후 선교 및 서비스에 참고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라티노 노동자들은 안정된 직장(27%)을 가장 원했으며, 의료 혜택(13%), 식품 보조(11%) 등의 서비스를 받기를 원했다.
이들은 또 서류 미비로 인한 고충(49%), 영어 부족(26%), 고용주의 학대(12%) 등을 취업에 있어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일일 노동자 생활 실태 조사는 애난데일, 헌던, 셜링턴, 컬모어 등 굿스푼에서 정기적으로 급식을 하는 곳에서 만나는 라티노들을 대상으로 스탭들과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실시됐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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