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고객이 불과 몇 개월 된 포트폴리오의 수익이 높지 않다는 불만을 토로한 적이 있다. 투기가 아닌 건전한 증권투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적정한 수익을 내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은 물론 엎치락뒤치락 변화하는 시장의 변동성을 이겨내는 인내심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패한 투자자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지나치게 성급하다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증권 투자는 고정이자를 받는 예금증서와 달리 경제와 시장에 맞물려 크게 움직이며 특히 중요한 며칠이 수익률의 대부분을 결정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밥을 짓는 때처럼 포트폴리오도 맛있는 수익을 내려면 뜸 들이는 시간을 거쳐야 한다.
스코어링의 원칙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골프를 다룬 한 신문기사에서 기자는 당선자가 수많은 시련과 난관을 이겨내고 마침내 대망을 이룬 것에 대해 드라이버나 롱 샷은 그리 뛰어나지 않지만 위기상황을 벗어나는데 필요한 벙커샷이나 칩샷 같은 스코어링 샷의 기량이 수준급인데서 엿볼 수 있었다고 전한다. 아무리 장타나 훌륭한 스윙을 갖추었더라도 점수에 직결되는 숏게임을 잘 이해하고 훈련하지 않으면 결코 싱글의 반열에 들 수 없다. 스코어링 샷의 가장 큰 원칙은 공과 클럽 사이에 잔디나 흙과 같은 이물질이 끼어들지 않게 하는 것이다. 공을 스탠스 뒤쪽에 두어 클린하게 가격하는데 예상한 스핀이나 힘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공을 공중에 띄우기보다 되도록 구르는 시간을 최대화하는 것이 안전하다. 그러나 이상적인 샷보다 충분하게 훈련된 샷을 구사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내적, 외적 상황을 고려해 결정한 샷에 대한 믿음이 결과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인내의 미학
시장이나 투자에 대해 과도하게 확신하거나 지나치게 안전만을 중시하는 투자자들은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물론 경제와 시장의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는 것은 필요하나 핑크빛 환상은 끓는 냄비처럼 빨리 달아오르다 금방 식어버리게 마련이다. 이들은 대부분 지나칠 정도로 성급하기 때문에 필요한 만큼의 투자기간을 견디는 경우가 드물다. 또한 당장 언론이나 사람들에게 많이 회자되는 종목이나 상품에 많은 관심을 갖는데 이미 가격상승의 웨이브가 끝난 경우가 많아 크게 실망하게 된다. 요동치는 감정에 의존하는 결정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물고기를 잡으려고 투창을 계속 던지기보다 그 길목에 그물을 설치하고 기다리는 인내가 훨씬 바람직하다.
반대로 지나치게 안전만을 강조하는 투자자들은 국내는 물론 빠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경제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 대부분 투자의 위험성을 편협하게 이해하고 그 방법도 비효율적인 경우가 많다. 먼저 ‘돈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단순한 투자위험의 개념을 재고하고 그에 따른 자산배분 분석, 체계적인 분산과 능동적인 리스크 관리 등의 기법들을 활용하면 보다 효율적인 자산운용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세금과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경우 연방소득세 브랙킷이 28%인 캘리포니아 투자자는 최소한 6% 이상의 수익률을 올려야 현 자산 가치를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투자목적과 재정상황을 고려해 전략적인 투자 위험도를 설정하고 그에 따른 투자 전략과 포트폴리오를 수립 해충분한 투자기간 즉 뜸이 드는 시간을 인내하면 좋은 결실을 기대할 수 있다.
(213)347-6058
변재성
<한미은행 투자자문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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