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스럽고 징그럽다?
재해를 예지하는 영물
풍요와 근면 상징하기도
쥐띠 해는 풍요와 희망과 기회의 해이다.
쥐해에 태어난 사람은 식복과 함께 좋은 운명을 타고 났다고 한다. 위험을 미리 감지하는 본능이 있고, 어려운 여건에서도 살아남는 근면한 동물이고 다산과 풍요의 상징으로서 구비전승에 두루 나타난다.
쥐는 12지중 그 첫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사람에게는 그리 유익한 동물이거나 영물이 아니다. 생김새가 얄밉고, 성질이 급하고 행동이 경망한데다 좀스럽다. 더욱 혐오스러운 것은 양식을 약탈하고 물건을 쏠아 재산을 축낸다는 것. 그나마 쓸모가 있다면 의약 실험동물로서의 공헌 정도다. 요즘은 햄스터다 해서 애완용 쥐들이 등장해 쥐스럽지 않은 즐거움까지 주고 있다.
쥐는 지금부터 약 3,600만년 이전에 나타났다고 전해진다. 그 종류만도 약 220속 1,800종이 있다. 전세계의 쥐는 약 8,000억 마리가 살고 있다고 추정된다. 인간이 먹는 것은 무엇이든 잘 먹는 잡식성 동물로 번식력은 다른 동물이 따라오지 못한다.
쥐는 영리하고 몸집이 작아 행동이 재빠르다. 천장이나 다락, 창고, 시궁창 등 다른 동물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어두운 곳이면 어느 곳이고 가리지 않고 잘 견디며 산다. 남극대륙이나 눈 덮인 산꼭대기를 제외하고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분포되어 있는 동물이 쥐다.
쥐의 훔치는 행위가 늘 지탄의 대상이 되는 반면, 그 근면성은 칭찬을 받아 왔다. 쥐는 부지런히 먹이를 모아 놓기 때문에 숨겨 놓은 재물을 지키는 존재로 여겨졌다. 그래서 ‘쥐띠가 밤에 태어나면 부자로 산다’는 말도 생겨났다. ‘쥐가 모자를 씹으면 재물을 얻게 된다’거나 ‘쥐가 방안에서 쏘다니면 귀한 손님이 온다’ 했고, ‘쥐가 집안에서 흙을 파서 쌓으면 부자가 된다’고도 하고 ‘쥐띠가 밤에 나면 잘 산다’고 했다.
쥐는 예로부터 농사의 풍흉과 인간의 화복뿐만 아니라 뱃길의 사고를 예시하거나 꿈으로 알려주는 영물로 받아 들여졌다. 쥐에게는 초능력이 있어 지진이나 화산, 산불이 나기 전에 그것을 미리 알고 떼를 지어 그곳에서 도망친다고 한다. 이러한 쥐의 예지력 때문에 숭배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12지지의 하나로서 쥐를 활용하는 전통은 이미 신라시대에 농후하게 나타나는데, 김유신 묘라든가 민애왕릉과 흥덕왕릉 등지에서는 쥐를 형상화한 띠 동물상을 무덤 주위에 두르거나, 납석제 쥐 조각을 무덤 안에 넣기도 했다.
조선시대 들어와서는 쥐의 생태를 사실적으로 묘사한 쥐 그림이 많이 전한다. 들에서 수박이나 홍당무를 갉아먹고 있는 쥐를 묘사한 그림은 재미를 선사하기도 하는데 신사임당이 그린 수박과 쥐 그림은 이런 경향을 대표한다. 겸재 정선 또한 ‘서투서과’라 해서 같은 소재를 한 그림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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