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 전 도박에 빠진 LA 한인들을 집중 취재한 기사를 읽은 기억이 난다. 특집기사 중에는 도박의 늪에서 헤어 나오기 위해 몸부림치는 한인들이 모인 ‘단도박회’ 모임을 취재한 글도 있었다.
필자의 기억에 가장 깊게 남아있는 부분은 도박으로 집과 가정을 송두리째 날리고도 아직 도박장을 전전하고 있는 한 50대 여성의 말이었다. 이 여성은 자신이 언제든지 카지노에만 가면 돈을 딸 자신이 있다고 했다. 혹시나 큰돈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따위는 없다고 했다. 자신이 도박에서 이길 확률은 90%가 넘는데 단지 지금까지는 운이 따르지 않아 돈을 잃었을 뿐이라고 했다.
이 여성의 무모한 자신감이야말로 도박병의 한 증세가 분명했다. 보통 사람들은 카지노에서 스트레스를 풀고 즐기는 수준으로 도박을 하지만 도박 중독증에 걸린 이들은 반드시 돈을 딸 수 있다는 자신감에 빠져 현실을 바로 볼 수 있는 눈이 가려진 것이다.
보험 얘기를 하면서 굳이 ‘살벌한’ 도박 얘기부터 꺼낸 것은 저축성 생명보험이 마치 확실한 ‘대박’을 보장하는 방법으로 여겨지는 잘못된 인식을 염려하기 때문이다. 보장(guaranteed)되지 않는 수익률을 마치 보장되는 것인 양 오해하는 것은 생명보험 가입 때 반드시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생명보험은 우선 가족에 대한 사랑이다. 소중한 가족들의 미래를 안전하게 지켜주고자 하는 사랑의 마음이 생명보험이라는 상품을 탄생시켰다. 그리고 생명보험에 저축과 투자의 개념을 접합시켜 노후대책의 한 방편으로 활용토록 한 것이 오늘날의 저축형 종신 생명보험이다.
물론 저축형 생명보험은 기본적으로 세금유예(tax defer) 혜택을 받을 뿐 아니라 예상 수익률도 일반 은행 상품보다 높아 장기적으로 비교적 높은 투자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모든 투자의 기본 사항인 위험도(risk)와 수익(profit)을 냉정하게 고려해 보험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저축형 종신보험 가운데 홀 라이프(whole life)는 수익률이 5%대로 가장 낮지만 주식시장의 동향에도 가장 둔감하므로 위험도와 수익률이 가장 낮은 안전한 상품이다. 반면 뮤추얼 펀드에 투자하는 배리어블 유니버셜 라이프(variable universal life)는 주식시장이 좋으면 10%을 넘는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반면 시장이 하락하면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위험도와 수익률이 모두 가장 높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 많이 소개되는 인덱스 유니버설 라이프(index universal life)는 미국의 500대 우량기업 펀드를 사용하므로 8% 안팎의 수익률과 더불어 안전도도 높다는 특징으로 주목받고 있다.
본인이 주식이나 투자시장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과 지식을 갖고 있지 않은 이상 저축성 생명보험 가입 때에는 안전도와 수익률을 동시에 고려하는 것이 막연히 수익률에만 욕심을 내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유리할 것이다.
문의 (213)503-6565
박기홍<천하보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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