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민족 종업원과 인간적으로 믿고 의지하면서 건전한 노사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뉴저지주 티넥의 해피 프루츠 청과업소의 유시연(가운데) 사장은 “남에게 하는 만큼 돌아온다는 사실을 잊지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 임마, 호세야. 빨리 안옮겨. 이 게으른 xx야.”
지난 12월 뉴저지주 팰리세이즈팍으로 이사를 했던 김연주씨는 불쾌한 경험을 했다. 이삿짐센터의 매니저로 보이는 젊은 한인이 히스패닉 직원들에게 욕설을 하고, 비아냥거리는 식의 인종 차별 발언을 하는 것을 들었기 때문이다.굳이 욕설을 하지 않아도 될 상황에서 일부러 듣기 싫은 소리를 하는 것을 보면서, ‘한인사회가 아직도 멀었구나’는 생각을 했다.
한인사회에서 타인종 종업원에 대한 차별이나 심한 욕설 문제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오죽하면 히스패닉 종업원들이 제일 잘 하는 한국말이 욕설이라고 할까. 또 한인 업소내 보이지 않는 임금이나 직급에 대한 차별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같은 일을 하면서도 한인 직원들은 기본임금에서 차이가 나고, 임금 인상이나 승진에서도 우대를 받는다는 것.
다행스럽게도 이같은 한인들의 타인종 직원 차별 문제는 그동안 상당히 개선돼 왔다. 지난 92년에 발생했던 LA 폭동 당시 한인들의 흑인에 대한 편견과 인종차별이 기름 역할을 했다는 반성도 많았다. 뉴욕 한인사회에서는 2000년대 들어 노조 시위와 노동법 위반 고발 등으로 비즈니스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인종 차별적인 행동은 많이 줄었다.
실제로 타인종 노동력에 의존하고 있는 청과와 델리, 세탁, 봉제 등 한인 주요 업종들은 무조건 노동을 강요하고, 임금 등에서 차별하는 것으로는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뉴저지 티넥에서 ‘해피 프루츠’ 청과업소를 9년째 운영하고 있는 유시연씨는 “종업원에게 차별을 하면 그 불이익이 다시 (우리에게) 돌아온다”며 “인간적으로 서로 믿고 의지하면 그만큼 비즈니스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업소에서 8년째 일하고 있는 멕시코 출신의 파비안씨는 “몇년전 멕시코에 갈 일이 있었는데 당시 사장이 비행기표까지 사준 적이 있다”며 “돈도 일한만큼 받지만 인간적인 대우 때문에 다른 업소로 갈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인사회가 주류사회에 한단계 나아가기 위해서는 타인종 커뮤니티, 특히 타인종 종업원과의 관계에서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미국내 소수민족끼리 서로 무시하고 갈등해서는 성장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올해부터는 최소한 타인종 종업원에게 욕설을 하거나 직장내 차별을 하지 않도록 노력하자.
<김주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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