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업체들 자금줄 마른다
은행들 대출 중단·신변위협도
중국 산둥성에서 한국의 중견 섬유업체 세강섬유 임직원들의 ‘야반도주’사건으로 인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종업원 3,000명을 거느린 이 회사는 중국 산둥성 옌타이에서 내외자기업을 통틀어 최대 규모 섬유봉제업체다. 피해규모는 아직 정확히 집계되지는 않고 있지만 은행대출 1,500만 위안과 하청업체에 밀린 돈 3,000만 위안 등 모두 4,500만 위안(56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들의 야반도주 사실이 알려지면서 옌타이에 진출해있는 한국기업들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세강섬유로부터 대금을 받지 못한 업체 대부분이 중국 하청업체들로 알려지면서 한국인들이 신변의 위협마저 느끼고 있으며 관례적인 외상거래도 중단됐다. 중국 업체와 거래할 때 현금을 싸들고 가지 않으면 거래가 되지 않는 상황이다.
한국업체에 대한 중국 은행들의 태도도 심상찮다. 옌타이 한인상공회의소의 한 관계자는 17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중국 은행들이 한국업체의 재무건전성을 조사하고 있으며 대출이 중단된 것은 물론 기한이 남아있는 대출마저 회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옌타이에 진출해있는 한국기업들이 가뜩이나 어려운 사업환경에서 돈이 돌지 않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일부 한국업체의 경우 ‘설날 귀국’마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계상태에 있는 업체의 경우 임직원들이 설날 귀국했다가 돌아오지 않을 것을 우려해 중국 현지 직원들이 감시의 눈을 부라리고 있기 때문이다. 옌타이에는 현재 1,800-2,000개의 한국기업이 가동 중이며 점차 줄고 있는 추세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이후 중국에서 인건비 상승속도가 빨라지고 올해부터 발효된 노동계약법, 환경관련 규제, 가공무역 금지에 따른 혜택 축소 등으로 영세 한국기업들이 고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청산을 하려고 해도 청산절차가 까다롭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데다 그동안 받은 특혜를 모두 반환해야한다. 이 관계자는 “손을 대면 더 불어나는데 누가 청산절차를 밟을 용기를 내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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