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는 주치의라는 개념이 명확하다. 주치의는 미국에서 수련을 받고 의사 면허증을 가진 의사라면 누구나 될 수 있지만 주로 내과나 가정의, 산부인과나 소아과 전문의사가 주치의를 담당한다. 하지만 환자의 기호에 따라서 심장내과 등 분과 전문의를 선택해서 주치의로 정할 수도 있다.
미국 의료는 지난 30년간 매우 세분화되었다. 이는 의학의 발달속도가 너무 빨라서 기존 의사들이 이러한 세부적인 의료 지식을 소화해서 적용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일례로 30년 전에 의학 교과서에는 항암치료에 대한 내용이 매우 간단했지만 지금은 너무 다양하고 복잡해서 이제는 암치료도 유방암, 혈액암 등 장기별로 나누어서 전공을 해야 할 정도가 되었다. 또 불치의 병으로 잘 알려진 에이즈(AIDS)도 치료 방법이 매우 다양하게 나오고 있기 때문에 별도로 전공을 하지 않으면 치료를 할 수 없다. 따라서 현재 에이즈 치료는 별도의 수련을 더 받은 전문의가 치료를 하고 있다.
빠른 의학 발전에 따라 의학이 세분화가 되는 것은 자연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이에 따른 단점도 있다. 그 일례를 보자.
65세의 여성인 김모씨는 최근에 대학병원에서 뇌수술을 했다. 뇌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수술 중 후유증으로 심장에 합병증이 왔다. 대학병원에서 지정해 준 심장 전문의에게로 치료를 다니던 중 당뇨증상이 나타났고 신장에도 이상 소견이 보였다. 대학병원의 심장 전문의는 자신의 영역이 아니라고 해서 각과의 전문의로 환자를 보냈고 그 이후에도 조그만 이상이 있어도 다른 과로 보내는 것이 몹시 불편했다. 매번 새로운 의사를 만나는 것도 부담스러웠지만 자신을 전체적으로 보고 조언해 줄 수 있는 의사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느꼈다.
정규 수련을 받은 의사인 경우는 대부분 기본적인 내과질환들은 볼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한 건강 상담이나 약 처방을 받는 데는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주치의가 감당을 할 수 없는 질병에 걸렸을 경우는 주치의가 다른 과로 환자를 보내게 된다. 예를 들면 그동안 돌보던 환자가 탈장이 생겼을 때는 내과인 주치의사가 수술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수술을 하는 외과의사에게로 환자를 보내게 된다. 복잡한 수술을 하거나 병원에서 입원 일수가 길어질 경우에는 주치의사가 내과적인 문제를 외과의사와 함께 상의하고 돌보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여러 분과의 전문의와 주치의사의 협력이 잘 이루어질 경우에는 매우 효과적인 환자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고 환자의 만족도도 극대화 될 수 있다.
(213)383-9388
이영직<내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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