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귀 귀’라고 소리쳤던 한 신하의 우화를 기억한다.
가까운 이웃의 기쁜 소식보다는 일면식도 없는 사람의 불행한 일들이 사람들의 흥미를 더하는 우울한 세상이 되어버렸다.
타운의 참새들은 늘 건전하고 신선한 소식보다는 우울하고 속 뒤집히는 일들에 입방아여서 말썽이다.
만약 사람들이 남의 일에 잘 되거나 못되거나 관심조차 없다면 신나는 일이 없이 너무 심심해지는 걸까?
사업체나 커머셜을 매매하는 일에 대부분의 셀러나 바이어들은 ‘대외 비’를 강조하고 또 신경이 매우 날카로워지는 것이 일상이다.
심지어 사업체의 직원들에게 전혀 눈치를 못 채도록 일체의 전화나 메일을 보내지 못하도록 단단히 당부를 하기도 하고 바이어가 가게를 점검하는 것도 영업시간 이후로 해줄 것을 조건부로 하는 일이 많다.
계약서나 에스크로 서류에 명시된 ‘일반 영업시간’의 매상 점검으로 되어 있다고 해도 맹렬하게(?) 고집을 하는 셀러와 너그럽게 넘어가는 바이어는 드물다.
당연히 팽팽하게 맞서는 양 진영의 배수진에 힘겹게 절충하느라고 애쓰는 에이전트나 서류 진행에 난감한 에스크로 오피서나 곤란하기는 마찬가지가 된다.
타운의 한 식당을 매매하는 H선생님은 모든 것을 ‘비밀’에 붙여달라고 신신당부를 하시었는데, “집 사람한테도 절대 말하지 말아 달라”하시었다.
하지만 리스에 올라 있는 H여사님의 서명이 필요하게 되었고 바이어를 통해 실제 매매 가격까지 모두 알게 된 H여사님의 분노(?)로 에스크로는 위기를 맞았다.
그래도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고 했던가. 셀러의 집안싸움이 잘 넘어가기는 했으나 바이어, 에이전트 그리고 에스크로까지 단체로 졸지에 한 통속이 되어버리는 것은 피할 수가 없었다.
재미있는 것은, 반대로 실제 매매도 없는 사업체나 커머셜에 마치 놀라운 가격에 임자가 나타난 것처럼 과장을 하여 흥정을 붙이고자 하는 실속파들도 있다.
사람 마음이 남의 떡이 커 보이기 때문에 ‘뭔가 있지 않을까’하는 호기심을 갖고 사업체에 흥미를 가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흥분되어 에스크로에 들어갔다가도 많은 경우 취소되기도 하여 바람은 바람으로 끝나는 경우도 없지 않다.
가끔 전화로 에스크로 정보가 새어 나가서 큰 일이 났다고 걱정하는 문의가 오기도 한다. 지불하기를 원하지 않았던 거래처의 대금을 어떻게 알았는지 당장 내어 놓으라고 연락을 받았는데 혹 에스크로에서 연락을 한 것인가 하는 황당한 일도 있다.
셀러가 숨기고 싶었던 사채업자나 불량 거래처와의 시비가 붙은 대금 문제 등은 자신에게 넘어오지 않기를 바라서 광고라도 하고 싶은 바이어의 마음에 딱 걸릴 수도 있고 전문적으로 신문의 공고난을 체크하는 기관으로부터 픽업이 될 수도 있다.
막상 인수를 하고 나면 새로운 주인에 대한 충성된 마음에 지나치게 자상하게 문제점들을 리포트하는 종업원들로 다시 ‘후풍’을 혹독하게 겪기도 한다.
대규모 부동산의 매매에서나 커머셜의 경우, 셀러나 바이어의 요청에 의해 실제 매매가격이 ‘대외 비’로 나가는 것으로 별도로 작성이 되기도 한다.
양도세를 역산정하면 매매가격이 드러나므로 세금 금액을 별도의 양식으로 제출하는 것이다.
필자는 에스크로를 클로징한 손님들의 식당이나 사업체를 너무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에 그냥 지나치지를 못한다. 가게 앞에 떨어진 휴지가 거슬리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서 열심히 귀동냥을 하기도 한다.
조심스럽게 그리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열심히 키워나가는 우리 손님들의 모든 사업체들이 알차게 성장하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이다.
jae@primaescrow.com
(213)365-8081
제이 권
<프리마 에스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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