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시가 올해 100주년을 맞았다.
한국시인협회(대표 오세영)는 1908년 발행된 우리나라 최초의 잡지 ‘소년’ 창간호 첫머리에 실린 육당 최남선의 신시 ‘해에게서 소년에게’를 우리 현대시의 효시로 삼고 있다.
이를 기념하여 한국시인협회는 지난 해 현대시의 대표 시인 10명(김소월, 한용운, 서정주, 정지용, 백석, 김수영, 김춘수, 이상, 윤동주, 박목월)을 선정, 이를 다룬 특집 기사가 지난해 본보에 연재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미주 한인들의 현대시 역사는 어떨까?
재미한인 시와 시론 전문지 ‘미주시인’(발행인 배정웅·편집주간 박영호)에 따르면 초기 하와이 이민자 중 한 사람인 최용운 여사가 1905년에 쓴 ‘망향시’가 미주한인 현대시의 효시다. 마우이 섬에 살던 최씨의 이 짧은 시를 미주한인 최초의 현대시로 친다면 최남선의 신시보다 3년이나 앞서는 셈이다.
이를 기념하는 한편, 올해도 계속되고 있는 한국 현대시 100주년 기념행사에 미주 시인들도 동참하기 위해 ‘미주시인’은 재미시인 대표시 선집 ‘물건너에도 시인이 살고 있었네’(사진)를 펴냈다. 이 책에는 미전역에서 활발하게 시작활동을 하고 있는 시인 52인의 시가 각 3편씩 실려 있다.
박영호 편집주간은 “미주에서 쓰여진 한국시도 100주년을 넘어섰으니 한국 현대시 100년과 운명을 같이 해왔다고 볼 수 있다”고 밝히고 때맞추어 내놓은 선집은 기념과 자축의 의미가 사뭇 크다고 말했다.
<정숙희 기자>
망 향 시
강남에 노든 속에
봄바람 소식 실은 배 만리나 떨어져 있으니
친척들과 이별하고 조상님 묘 버린
슬픔을 뉘 알리오
새가 울어도 눈물 보지 못하고
꽃 웃어도 소리 듣지 못하니
좋은 것 뉘가 알고
슬픔인들 뉘가 알리
<최용운, 19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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