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월이다. 눈부신 햇살은 물오르는 나뭇가지 위에서 봄을 재촉한다.
동이 틀 무렵 특유의 지저귐으로 연인을 부르는 듯한 이름 모를 새들의 울음소리에 새벽잠을 설친다. 사람들이 일컬어 새들의 울음소리라고 말들 하지만 그들 세계의 유일한 언어소통의 표현 방법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이다. 성급한 마음에 사람들은 두터운 외투를 벗어버리고 가벼운 차림으로 시원한 공기를 마셔보고자 그저 호젓한 길만 있으면 바람을 일으키며 질주한다. 바야흐로 봄의 향연이 시작되는가보다.
과거 편지 머리엔 의례 계절에 대한 인사가 윗부분을 차지했었다. 요즘처럼 계절이 바뀔 땐 환절기에 건강에 조심하시라는 말로 끝맺음을 하곤 했다. 그 말은 계절이 교차될 땐 하루 중 온도 차이가 심해 저항력이 약한 사람은 감기나 몸살에 걸릴 확률이 더 크니 조심하라는 표현이 틀림없다.
나는 이제껏 살아오면서 나 나름대로 확실하게 자연에 대하여 관찰해온 것이 한 가지 있다. 1년은 열두 달에 봄, 여름, 가을, 겨울, 확실한 사계절의 자연의 생태계가 돌아가고 있다. 그 열두 달 중 가장 변덕스러운 날씨로 한 달이 채워지는 달은 3월이다. 초여름날 같이 더웠다, 추웠다, 바람도 몹시 불고, 눈도 오고, 우박도 쏟아지고, 천둥번개 치며 비도 내리고, 진눈깨비도 오고, 이처럼 변덕스럽기가 그지없다.
초여름 같은 날씨 탓에 목련꽃, 개나리, 벚꽃 등 많은 꽃봉오리들이 피어오르다 예측할 수 없는 강추위가 엄습하여 꽃망울이 얼어붙고 과일나무에도 피해가 심하다고 걱정하던 소리를 듣곤 한다. 그리고 집에서는 봄이 온양 집안에 있던 화분을 성급한 마음에 밖에 내놓았다가 다시 추워진 날씨에 허둥지둥 다시 들여 놓는다고 야단법석을 더는 것도 집집마다 일년 행사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한 인간의 생명이 태어나기까지는 산모의 그처럼 진한 산통이 있었기에 새 생명을 받아 가슴에 품어보는 어머니의 그 기쁨과 환의는 세상의 어떤 것과도 견줄 수 없는 것처럼 3월의 그 변덕스런 날씨 속에서도 흙더미를 헤집고 뚫고 나오는 어린 새싹들의 그 강인한 생동감과 더불어 봄내음이 흠씬 풍기는 이 계절의 환희.
나는 3월의 가장 변덕스런 날씨는 산모의 진통 이후 아기를 품에 안는 것처럼 이 찬란한 빛의 봄을 우리에게 안겨주려는 이 대지위의 3월의 진통이라고 말해보고 싶다.
봄이 가까이 오고 있다.
이지현 /베데스다,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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