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태씨 공천탈락 계기로 본 정계진출
“한계를 실감했습니다” 이번 제18대 한국 총선에서 한나라당 비례대표 후보 신청을 했다가 결국 명단에 이름을 못 올리고 탈락한 이용태(사진) 전 LA 한인회장의 변이다. 그는 25일 가든 스윗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이번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에서는 또 다른 남가주 출신 인사인 김재수 변호사와 뉴욕 및 워싱턴 DC 출신 인사 2명도 함께 탈락했다.
인맥·기반 없고 정치경험도 부족
‘해외한인 배려’ 막연한 기대 무리
이용태 전 회장을 비롯한 이들 미주 한인들의 비례대표 후보 탈락은 한국의 정계로 진출해 보려는 미주 한인들이 넘어야 할 진입 장벽이 무척 높음을 확인시켜 준 상징적 사건이라는 지적이 많다.
특히 한국 정치판은 정치를 업으로 삼아 평생을 공을 들이는 정치 지망생들도 수두룩한데 한국에서의 정치적 기반도 별로 없는 해외 한인 인사가 단체장 경력 등을 내세우며 접근한다고 해서 쉽게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세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용태 전 회장의 경우 미국 시민권도 포기하고 한국으로 건너가 지난 2006년 7월 한나라당 중앙위원회 해외분과위원장직을 맡은 뒤 이번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진영을 적극 도왔지만 결국 별 소득을 거두지 못한 결과가 됐다.
이 전 회장은 ▲한국 정치경험 절대 부족 ▲한국 정치권이나 유권자들에게 자신을 부각시킬 수 있는 기반이나 전략 부족 ▲한국에서의 장기체류의 어려움 등을 실패 이유로 꼽았다. 특히 진짜 실세와의 연결고리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기존 미주 출신 인사들의 한국 정계진출 성공 케이스들을 보면 이같은 분석이 들어맞는다. 김영삼, 김대중 정부에서 실세였던 뉴욕한인경제협의회장 출신의 김혁규 전 경남지사와 뉴욕한인회장 출신의 박지원 전 장관 등의 경우 각각 이들 전 대통령과 뗄 수 없는 개인적 인연을 갖고 있었다.
텍사스 라이스 대학 교수 출신의 채수찬 전 열린우리당 의원도 경제학자로서 IMF 이후 김대중 전 대통령을 자문한 경력이 있다.
또 서울 성북 지역구에서 3선을 한 유재건 전 열린우리당 의원이나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2선을 했던 미주 언론인 출신 박원홍씨 등은 한국에서 방송 토론 진행자 등을 하며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을 쌓은 인사들이었다.
이용태 전 회장은 또 “한국 정치권에서 미주 한인들에 대한 관심이 너무 없어 재외동포로서의 한계를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선거에서 도와줄 때는 고맙지만 가뜩이나 복잡한 논공행상 판에서 투표권도 없는 재외동포까지 고려할 필요는 없어보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 정치판에서 해외 한인사회에 대한 ‘정책적 배려’ 차원에서 재외동포 출신 인사를 영입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지적이다.
한국 정계를 잘 아는 한 인사는 “생존경쟁이 정글보다 치열하다는 한국 정치판에서 단순히 해외 한인을 배려하기 위해 국회의원 티켓을 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 순진하거나 뭘 잘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결국 한국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입법안이 만들어지고 있는 ‘재외동포 투표권’이 실제 시행될 때라야 한인 인사들에게 정치 지분이 부여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재외동포 권익을 위한 자체적인 정치 세력화를 꾀하자는 아이디어가 나도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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