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이명박 대통령이 순방 첫 목적지인 뉴욕에 도착, 한 호텔에서 열린 차세대 한인 동포와의 간담회에서 환경운동가 대니 서에게 쿠키를 담아주고 있다
한인동포 간담회..북핵문제.한미FTA 입장 설명
(뉴욕=연합뉴스) 심인성.이승관 기자 = 이명박 대통령은 15일 오후(한국시간 16일 새벽) 순방 첫 목적지인 미국 뉴욕에 도착한 뒤 숙소인 시내 한 호텔로 이동, 차세대 한인 동포들과 대화를 갖는 것으로 4박5일간의 방미 일정을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숙소에 여장을 풀자마자 쉴 틈도 없이 곧바로 한인 동포들을 만났으며, 행사 시작에 앞서 동포들에게 손수 테이블 위의 과자를 접시에 담아주며 반갑게 맞이했다.
이 행사는 미국 주류사회의 리더로서 한인 동포사회를 이끌어 가고 있는 차세대 지도자급 한인 동포들을 격려하기 위한 것으로, 인종과 장애 등 역경을 딛고 성공한 젊은 동포들의 고충을 듣고 이 대통령도 개인적인 경험을 나누는 따스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고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새 정부가 추진중인 각종 규제개혁 조치는 물론 19일 한미정상회담의 주요 의제가 될 북핵 문제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에 대해서도 분명한 원칙을 설명하고, 동시에 장차 젊은 교포 2세들에 대한 과감한 국내 스카우트 방침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날 대화에는 준 최 뉴저지주 에디슨시 시장, 미셸 리 워싱턴 D.C 교육감, 대니 전 뉴욕주 브루클린 형사법원 판사, 알렉산더 정 뉴욕시 형사법원 판사, 대니얼 윤 벨스타 그룹 대표, 빌 황 타이거 아시아 매니지먼트 대표, 존 문 리버스톤사 전무, 신재원 미 항공우주국(NASA) 항공연구부문 책임자, 주주 장 ABC방송 앵커, 알리나 조 CNN 기자, 세계적 환경운동가 대니 서 등 총 11명이 참석했다.
◇부족한 것 임기중 많이 바꿔 놓겠다 =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미국사회에서 주류로 자리매김한 동포들을 격려하면서 모국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사회에 성공적으로 진입해 잘 살고 있어 매우 고맙다. 1세들은 돈을 버느라고 정신없이 고생했지만 2세들은 공부도 많이 하고 해서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여러분이 1세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여러분이 살고 있는 미국 사회에서 경쟁을 해서 자리를 잡는 게 중요하다면서 대한민국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살아달라. 대한민국은 각 분야에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많이 변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잘돼 여러분이 대한민국 사람이라는 자긍심을 갖고 존경을 받으면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한국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모든 점에서 유리한 조건이 못 된다. 요즘 원자재 값이 많이 오르는데 기름은 한 방울도 안 나고 식량도 자급수준이 25%에 불과해 75%를 수입하고 있다면서 그런 불리한 여건을 딛고 세계 12대 강국이 된 것을 여러분이 자랑스럽게 생각해도 된다. 미국 기준으로 보면 한국이 부족한 게 많겠지만 한국 기준으로 보면 자랑스러운 점도 많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부족한 것은 내 임기중에 많이 바꿔 놓으려고 하며, 내 임기는 5년이지만 10년 내에 일류 선진국가 수준에 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규제도 없애고 국내외 기업들이 모든 분야에 걸쳐 한국에서 활동하는데 불편하지 않도록 법도 바꾸고 빠른 시간 내에 많은 변화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국익을 위해 한인 동포들이 적극 나서줄 것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이 한미 FTA를 승인하면 한국도 할 준비가 돼 있다. 올해 FTA를 맺게 되면 한미관계가 포괄적 동맹관계로 발전할 것이라면서 한미 FTA는 한국만이 아니라 양국에 모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미 의회에 한미 FTA를 찬성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하는 사람도 있는데 여러분이 반대하는 분들에게 FTA가 미국에도 굉장히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려줬으면 좋겠다면서 올해 세계 경제가 좋지 않다고 하는데 FTA가 되면 미국이 동아시아 경제권에 진입하는 교두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교육.금융.과학기술분야에 교포 2세 스카우트 = 이 대통령은 차세대 한인 동포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북핵문제 등 한미간 주요 현안에 대해서도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하고, 향후 젊은 교포2세들에 대한 적극적인 스카우트 방침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우선 북한의 최근 대남 강경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알리나 조 CNN 기자의 질문에 대해 CNN 기자에 대한 답이 아니라 동포 2세의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하겠다면서 남북관계는 특수한 관계로 다른 나라와 북한과의 관계는 매우 다르다. 우리 동포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유연한 입장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과거와 달리 위협적인 발언 때문에 북한을 도와주고 협상하는 것은 앞으로 없다며 북핵폐기 우선 원칙을 분명히 했다.
또 이 대통령은 한인 2세들의 한국내 활동기회를 확대해 달라는 주주 장 ABC방송 앵커의 건의에 대해 외국인도 공무원을 할 수 있도록 법을 바꿔 기회가 많아졌다면서 교육.금융.과학기술 등 여러 분야에서 젊은 교포 2세들을 스카우트하려 한다. 초등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데 있어 교포들을 1년 또는 2년 코스로 모집하고 있고 올해 500명 정도를 뽑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 대통령은 미 금융계에 종사하는 한인 2세들의 구체적인 모국 기여방안을 묻는 대니얼 윤 벨스타 그룹 대표의 질문에 한국의 금융산업을 고부가가치의 일자리 제공효과가 높은 신성장동력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한국에서 일할 경험있는 교포 2세의 참여가 필요하다면서 한국에 와서 금융시장 발전과 금융허브 구축에 일조하는 폭 넓은 활동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한국에는 연금을 활용하는 문제에 있어서도 전문가가 부족한데 교포들이 지금처럼 모국을 사랑하는 마음을 계속 유지, 앞으로 직접 모국을 도와 줄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전신마비 장애인인 알렉산더 정 뉴욕시 형사법원 판사가 대통령 본인의 역경 극복담을 들려달라는 요청을 받고 지금은 힘들어도 의지를 꺾지 않고 도전하면 언젠가는 남을 도울 수 있는 입장이 될 수 있다면서 내가 잘하면 잘 먹고 살 수 있다는 격려가 아니라 언젠가 남을 위해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우쳐 준 것이 현대건설 CEO 생활을 마치고 서울시장 이후 봉급을 반납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향후 재단을 만들어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이밖에 이 대통령은 한국의 교육개혁과 관련, 워싱턴에서 교육개혁을 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도 교육개혁을 하겠다고 말했고, 한국의 미국비자면제프로그램 연내 가입 문제에 대해선 이번에 서명하면 지금도 많이 다니지만 (양국간) 교류가 더 확대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시간이 부족해 미처 질문을 못한 분들을 한국에 초대하고 싶다. 시간을 두고 이야기 하면 소속된 분야에서 한국을 도울 일이 많을 것 같다면서 직접 같이 일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어느 곳에 있어도 고국 한국을 잊지 않고 도울 수 있는 끈을 이어가자고 당부했다.
한편 이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는 문맹퇴치에 앞서달라는 미셸 리 워싱턴 D.C 교육감의 부탁을 받고 로라 부시 여사가 교사출신이라 교사의 질을 높이는데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저는 대통령이 어릴 때 인성을 잘 키워 이런 위치에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한국 속담에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는데 어릴 때부터 인성교육을 잘 시켜 어른 말을 잘 듣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나는 영유아에 관심이 많다. 어떻게 키우느냐에 따라 지도자로 키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무조건 부모욕심으로 키우기보다는 사랑으로 키워야 한다. 최근 `4.9 총선’을 앞두고 자제했는데 돌아가면 그 부분에 관심을 갖고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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